자사고 학부모들, 국회서 의원 면담 "자사고 평가 위법"

하윤아 기자
입력 2014.10.06 18:18
수정 2014.10.06 18:22

김회선 "교육현장은 이념이나 정치논쟁에서 벗어나야"

서울시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6일 국회에서 서울시 교육청의 자사고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이하 자학연)가 6일 국회에 방문해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을 잇따라 면담하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지정 취소 방침에 대해 재차 부당함을 호소했다.

자학연 소속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1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과 교문위 간사를 맡고 있는 같은 당 신성범 의원을 만나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문제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4일 조 교육감은 재지정 평가 점수에 미달된 서울 시내 8개 자사고(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명단을 공개하고 오는 10월 교육부와의 협의를 거쳐 재지정 취소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고를 제외한 7개 학교 학부모 대표와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선덕고 학부모 대표(자학연 2기 대표) 등 8명은 사전 면담 요청에 응한 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것.

이들은 우선 김 의원이 상주해있는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에 들어섰다. 양순지 자학연 대표는 김 의원과 인사를 나눈 뒤 학부모들의 입장을 정리한 보도자료와 책자를 전달했다.

각 학교 학부모 대표들의 입장을 듣던 김 의원은 “진보교육감께서 공교육 황폐화의 유일한 주범으로 자사고를 말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사고가 시작한지 5년이 되는데 평가하기에는 이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은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 가장 중요한데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생기는 혼란은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반문하며 “교육현장 만큼은 이념이나 정치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자사고 학부모들은 “맞습니다”, “당연하죠”라며 김 의원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 의원은 “자사고 문제로 우리 사회가 진영논리로 완전히 둘로 갈라져 싸우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육이나 교육감의 공약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교육부장관에게 말하려고 한다.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교육제도가 일관성 있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자사고 학부모들은 김 의원과 함께 국회 본청으로 몸을 옮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양 대표는 “2015학년 입학시즌을 맞이해 서울시 교육청의 자사고 죽이기 정책에 학생, 학부모, 학교가 매우 혼란스러움은 물론 그 피해는 달리 표현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국회와 정부가 긴밀히 협조해 자사고 문제를 빠른 시간 내 해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자학연 측은 최근 이뤄진 3차 평가에 대해 ‘위법적’이라며 지정 취소 대상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아울러 자사고의 학생 면접권과 학생 선발권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2시 이들은 다시 국회 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신 의원과 면담했다. 역시 “여당 교문위 간사로서 자사고 문제에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신 의원은 “오는 16일 서울시교육청의 국정감사에서 조 교육감을 상대로 질의하고 입장을 들으며 여당에서 여러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다만 신 의원은 면담 막바지에 자학연 소속 학부모들이 성명서를 작성해줄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조희연 자사고 폐지, 새누리당 자사고 존속’ 이런 구도가 생길 위험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면담 종료 후 이들은 각각 흩어져 여야 교문위 소속 의원들의 의원실을 찾아 자학연 측의 입장을 정리한 보도자료와 책자를 전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과 국회 교문위원장인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의 즉석 면담도 이뤄졌다.

약 1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설 의원은 올해 안에 자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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