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감싸는 새정연은 갑질당" 홈피에 아우성

조성완 기자
입력 2014.09.24 16:06
수정 2014.09.24 16:14

비난글로 한때 홈페이지 다운…하태경 "증거인멸 우려, 구속검토해야"

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경찰 조사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운전 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대리기사 옷을 붙잡았는지, ‘내가 누군지 알아, 너’ 등의 발언을 했는지 확인하려는 경찰의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 등의 대답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정치연합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김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15분 보좌관과 함께 예정에 없이 경찰을 깜짝 방문해 이튿날인 24일 오전 1시 5분까지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시 사건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수행비서는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의원이 폭언 등 고압적 언어로 대리기사에게 모욕을 주거나, 업무를 방해하거나, 세월호 유가족의 상해를 방조한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김 의원은 폭행연루 의혹을 부인했으며, 대부분의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과 상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경찰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키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대리기사와 유가족의 폭행 장면을 봤는가’라는 질문에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대리기사에게 반말을 하는 등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비친 게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반박했다.

하태경 “잔머리 너무 굴린다. 증거인멸 가능성 있어 구속 수사 검토해야”

이와 관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잔머리를 너무 굴린다”며 날선 비판을 날렸다.

하 의원은 “김 의원은 반말 안했다, 폭행 장면 못 봤다고 했죠. 이건 김현 의원 반말과 실랑이가 폭행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드러나고 그가 세월호 유가족들의 폭행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자신도 충분히 공동 폭행범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거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법적인 문제를 검토하느라 일주일 동안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잔머리 너무 굴리네요”라며 “그럼 CCTV 폭행 현장에 보이는 김현 같은 분은 도플갱어인가요”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특히 “김 의원의 구속 수사를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그는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들 증언과 완전히 다른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럴 경우는 공범으로 몰리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합니다”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홈페이지 비난글 폭주 “더이상 감싸지 말고 출당시켜라”

새정치연합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지난 23일부터 현재까지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항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김 의원의 경찰 조사 태도에 불만을 제기하며 출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닉네임 ‘도*’는 “당 명예에 손상을 시킨 자는 출당이 원칙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잘못하고 남에게 넘기는 행위, 이것은 당원이 볼 때 이당행위”라며 “김현 씨는 이미 국회의원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께서 바라던 원칙이 승리하고 반칙이 패배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정신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서 “김현 씨도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국회의원직을 자진 사퇴하시고 경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시길...”이라고 촉구했다.

닉네임 ‘벌*’는 “많은 사람들이, 국민들이 뉴스와 동영상을 통해서 김 의원이 사고 유발자라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 살자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유가족과 대리기사한테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 의원을 제명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유권자로서 감히 말하는데...더 이상 실망시키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닉네임 ‘구케의*’는 “김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책임있는 정치인의 행동이 될 것”이라며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 특권이나 휘두르는 계급장으로 아시는지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의 폭행사건 연루 이후 굳게 입을 다문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닉네임 ‘정**’는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김 의원 감싸지 마세요. 국민들이 지금 분개하는 게 잘못된 것인가요. 아님 김 의원이 잘못된 것인가요”라며 “다들 아시면서 쉬쉬하는 것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면 무엇인가요. 끝까지 당에서 그러시면 민심은 절대 부패 ·갑질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네임 ‘임**’는 “대리기사 폭행 사건은 당 차원에서 해결해야죠. 그리고 비례대표 좀 잘 좀 뽑으세요. 특권의식 가득한 의원 한명 때문에 이미지 타격 받지마시고요”라고 꼬집었다.

닉네임 ‘민주사*’는 “김 의원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는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대리기사 폭행사건을 처리하는 경찰관에게 직권남용한 혐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안행위원을 사퇴시키고 출당시키십시오”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19일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등 세 명이 김 의원을 폭행·상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김 의원은 이날부터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은 경찰은 이번주 내로 고발인 조사를 한 뒤 김 의원의 혐의에 대한 법리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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