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련, 이번엔 비대위 계파안배 놓고 '끙끙'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9.23 11:42
수정 2014.09.23 11:48

정세균 "책임 있는 사람들이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혁신"

김영환 "사실상 문-문 투톱체제, 들러리 세워놓고 계파 청산?"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왼쪽)과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각 계파의 수장들을 비대위원으로 인선한 것을 놓고 정세균 비대위원과 김영환 의원이 정면 충돌했다. 정 위원은 책임 있는 사람들이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고 평가한 반면, 김 의원은 계파간 갈등으로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정 위원은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 비대위 계파안배론에 대해 “내가 비대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내가 당대표로서 당이 아주 어려울 때 당을 이끌어본 경험을 나누어서 당을 위해서 헌신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내가 무슨 계파 수장 자격으로 비대위원직을 제안 받거나 수용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위원은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이 자기 이해관계나 주위사람들 때문에 해야 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런 우를 범한다면 아마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면서 “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나는 보기 때문에 그것은 기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정 위원은 또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일부 중진 의원들이 비대위 구성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대꾸할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아마 조 의원이 당을 걱정하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출범도 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이어 “내 입장에서는 나중에 (조 의원 등이) 그런 얘기를 했던 것이 부끄러웠다는 느낌이 들도록 비대위원으로서 내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위원은 비대위에서 중도·혁신 세력들이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지금 당의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비대위원들이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로 비대위가 구성된 만큼 그 자체가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 자신의 혁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내 다양한 혁신의 목소리들이 있다. 그런 혁신의 목소리를 비대위에 반영하는 역할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물론 다른 방법으로 반영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라도 그런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도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영환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문 위원장의 비대위 인선에 대해 “말없는 다수 의원들, 중도온건파가 완전히 배제됐고, 범친노 강경파 일색으로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이게 무슨 아프리카 부족국가도 아니고, 계파의 수장들을 앉혀놓고 비대위를 구성했다”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계파정치를 타파하겠다고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 생각하고, 눈 감고 아웅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떤 근거로 이렇게 구성한 것인지 이해되지 않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되면 당의 위기가 심화되고 분열이 과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의원은 “아마 (당은) 안으로 끓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문희상 체제 하에서 문재인 의원이 전면 부상하는 문-문 투톱체제, 소위 쌍문동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며 “위상으로 볼 때 그렇게 될 것이다. 차라리 이 두 분이 당을 책임 있게 이끌고 심판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거기에다가 무슨 들러리를 세워놓고 계파정치를 청산한다든지 하는 건 온당하지도 않고 정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며 “일단 친노 일색, 강경파 일색으로 짜인 비대위가 책임 있게 일을 하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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