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민주당 경남도지사 출마? '상도동'과 상의해야..."

조소영 기자
입력 2014.02.14 18:05
수정 2014.02.14 18:14

민주당 경남도당측 "금시초문", 김경수 "야권에 활력 준다면"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데일리안
민주당 경남도당 측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시키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부소장은 “제안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상도동(김 전 대통령)과 상의해야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김 전 부소장은 1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도당 쪽에서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앙당에서 정식 제안이 들어온다면 그때 가서 검토해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소장은 2012년 4월 총선 당시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 출마선언을 했지만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격분한 그는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던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1인 쿠데타이자 사기극”이라는 등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이후 탈당을 택한 김 전 부소장은 18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SNS를 통해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반(反)여권으로 돌아섰다.

민주당은 김 전 부소장 영입을 통해 ‘중도효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화된 지역인 경남 지역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계의 대원로’인 김 전 대통령 측과 손잡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필승을 위해 중도층을 잡기 위한 ‘우향우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향우 전략’에 대해 당내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인데다 김 전 부소장이 한보사건 특혜대출 비리사건으로 처벌을 받았다는 점 등에서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정치개혁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김 전 부소장이 문 후보를 지지했을 당시 격노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민주당 경남도당 측에서도 확실하게 중지가 모아진 상황은 아니다. 경남도당 핵심 관계자는 김 전 부소장의 출마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이런 얘기가 나오게 된 전후관계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김 전 부소장이 큰 결단을 한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지사 출마를 앞둔 것으로 전해진 친노(친노무현)계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은 김 전 부소장 소식과 관련, “현재 야권이 침체 분위기인데 경선 과정을 통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도 높이고 야권에 활력을 준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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