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유출 불안 키우는 '카드 정보유출 집단소송 카페'
윤정선 기자
입력 2014.01.24 15:51
수정 2014.01.24 16:03
입력 2014.01.24 15:51
수정 2014.01.24 16:03
일부 집단소송 카페 입금하면 '취소' 불가 '환불'은 더 불가
사상 최악의 카드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고객의 분노와 불안이 집단소송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집단소송을 부추기는 온라인 카페가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소송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심지어 환불이 불가능하고 운영자도 확인되지 않은 카페가 많아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오히려 집단소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 3개 카드사(△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회원 정보 유출 관련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는 각각 37개, 20개로 총 57개다. 검찰에 수사가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피해 내용을 확인한 회원을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카페 '국민카드·롯데카드·농협카드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의 경우 가입자만 2만8000여명(24일 15시 기준)에 이른다. 카페 운영자인 이흥엽 변호사는 메인화면을 통해 "분노의 칼을 저에게 위임하여 주시면 그 칼로 카드사와 KCB를 밸 것"이라며 "반드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할 것"이라며 날선 목소리를 전했다.
법무법인 평강이 네이버에 개설한 카페는 '대법원까지 변호사 선임료 7700원'을 강조하며 카드 피해 회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김성훈 변호사가 다음 카페에서 운영하는 '농협·국민·롯데카드 개인정보유출 소송대응카페'는 1차 소송인단 모집을 이미 종료하고 2차 소송인단 모집 중에 있다. 지난 23일까지 해당 카페에선 200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해 3972만원이 모였다.
이처럼 카드 고객 정보 유출 이후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집단소송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일부 카페는 환불이 불가능하고 운영자도 불분명해 참가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대부분 1만원 안팎에 소송비용을 받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2차 피해는 오히려 개인 정보 유출이 아닌 '집단소송'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회원의 주의를 당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유통'되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면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페가 만들어진 시기도 이번 정보 유출 사태로 만들어진 게 아닌 과거 비슷한 사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름만 바꿔 집단소송 장사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취소 의사를 밝혀도 환불이 안 된다고 명시한 카페도 있다"면서 "오히려 2차 피해는 집단소송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집단소송 카페를 감독하는 카페도 생겨났다. '이흥섭 변호사 소송 참가자 공식 카페'는 집단소송 참가자들이 이 변호사가 제대로 소송을 진행하는지 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페다.
이 카페 운영자는 "이흥섭 변호사가 일방적인 통보식 공지를 제외하고 참여자 질문에 거의 회피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까지 되고서 자신이 낸 소송비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불우이웃'을 언급하며 환불이 안 된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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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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