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일본, 역사문제로 우리 국민 상처에 소금 뿌려"

김지영 기자
입력 2013.09.30 19:06
수정 2013.09.30 19:12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지적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최근 러시아, 베트남 등 순방에 대한 성과 설명과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담을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며 미 당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 수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헤이글 장관을 접견해 한미일 3자 안보관계, 안보에 있어서 한일 양국관계 등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헤이글 장관은 “한일 양국의 역사적인 문제를 포함한 현실적인 문제가 잘 관리돼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나도 일본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런 역사문제라든가, 영토문제에 대해 자꾸 역사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예를 들면 정상끼리 이야기를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이(역사) 부분은 지금도 아픔을 겪고 있는 국민도 있고 또 상처 때문에, 아주 크게 상처를 받는 국민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민과 같이 해결할 문제이지 정상들이 앉아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일본이 왜곡하고 있는 역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위안부 문제를 꼽았다.

박 대통령은 “그분들은 아주 꽃다운 청춘을 다 망치고 지금까지 깊은 상처를 갖고 살아왔는데, 일본이 사과는커녕 계속 그것을 모욕하고 있다고 할 때 할머니들뿐 아니라 국민도 같이 분노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한일 간 지도부가 이야기한다고 이 문제가 풀리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일본이 그런 데 대해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또 양국 정상들도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가야지, (지금 일본은) 그건 도외시하고 그것에 대한 아무 성의를 보이지 않고, 그냥 그것에 대해서는 상처에 계속 소금을 뿌리면서 ‘대화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잘해보자고 했는데, 국민들 상처는 그대로 있는데, 거기에다가 전에도 그랬듯 일본 지도부에서 또 상처 나는 얘기를 회담 후에 다시 던지게 되면 그 회담은 도대체 왜 했느냐”면서 “국민의 마음이 아픈 이런 악순환이 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어쨌든 이 부분은 일본이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미국이) 노력하고,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독일의 경우에도 계속 상처를 얘기하면서 잘했다고,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과연 유럽의 통합이 가능했겠느냐, 나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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