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K3 쿱 "터보의 진가를 보여주마"
입력 2013.09.11 11:34
수정 2013.09.11 14:07
가속능력 탁월…고속주행 안정성은 좀 더 보완해야
K3쿱 주행 장면.ⓒ기아자동차
지난 2009년 기아차는 포르테 쿱을 통해 기존 세단 차량의 파생 모델만 가지고도 잘만 만들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연간 판매실적이 8000대에 육박했으니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는 쿠페 모델로서는 성공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4년여 뒤인 2013년 9월 탄생한 K3 쿱의 역할은 막중하다. 포르테 쿱의 명성을 이어나가지 못한다면, 기아차는 짭짤한 돈벌이 수단 하나를 잃게 되고, 국내 소비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 하나를 잃게 된다.
지난 10일 파주 헤이리 요나루키에서 열린 미디어시승회에서 만난 K3 쿱의 첫인상은 날렵하지만, 다소 왜소해 보였다.
마치 전작인 포르테 쿱의 2.0 가솔린 엔진에서 1.6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된 심장을 상징하는 듯한 외양이다.
1.6 터보엔진은 K3 쿱이 아버지 격인 포르테 쿱이나 형님 격인 아반떼 쿠페보다 우위를 자랑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일단 차에 올라 보니 생각보다는 실내공간이 넓다. 운전석 위치를 편하게 조정해도 뒷좌석에 상당한 공간이 남는다. 포르테 쿱 대비 휠베이스를 25㎜ 늘린 효과가 제법 큰 듯하다.
시동을 걸고 천천히 가속페달을 밟으니 깜찍한 사이즈에는 과도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게 느껴진다. 맹수의 으르릉거림 같은 배기음은 이 녀석이 운전자에게 “나 터보인거 알지?”라고 도발하는 듯하다.
일산 자유로로 끌고 나와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빠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동시에 “어, 이놈 봐라”라고 외칠 정도였다. 순식간에 210km/h를 찍었다.
좀 더 밟으면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이쯤에서 멈췄다. 꽁무니가 다소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204마력의 힘을 온전히 쏟아 붓기에는 하체가 다소 불안해 보인다. 그나마 16인치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가 안정적인 감속을 보장해준다는 점은 다행이다.
물론, 과할 정도의 고속주행이 아니라면 주행감은 충분히 안정적이다.
핸들 조작감은 플랙스 스티어 기능(핸들 강도를 단계별로 조정해주는 기능)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으로 헐렁한 느낌이다.
처음 플랙스 스티어 기능을 생각하지 못하고 컴포트 모드로 운전했을 때는 너무 휙휙 돌아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노멀 모드까지도 헐렁한 느낌은 여전하고, 스포츠 모드까지 올려야 좀 조여 주는 느낌이 난다. 핸들의 무게를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전반적으로 운전 재미는 포르테 쿱과 아반떼 쿠페를 확실히 능가한다.
연비는 굳이 감안하지 않고 테스트했지만, 시승이 끝난 후 확인해 보니 9.6km/ℓ가 나왔다. 급가속을 계속했음을 감안하면 의외로 양호한 수준이다. K3 쿱 1.6 터보 자동변속기 모델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3.9km/ℓ다.
시승을 마친 뒤 다시 K3 쿱의 외양을 찬찬히 뜯어봤다. 개인적인 취향일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포르테 쿱을 능가하는 외모는 아니다. 포르테 쿱의 디자인 완성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후속 모델이 뛰어넘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베이스 모델인 K3 세단형과의 차별성은 확실히 했다는 점이다. 단지 문 네 짝을 두 짝으로 바꿔놓은 정도에서 그친 게 아니라, 전면 그릴을 얇게 조정하고 범퍼 그릴을 키워 입을 크게 벌린 듯한 터보 차량 특유의 역동성을 살린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큼직한 LED 라운딩 프로젝션 안개등도 매력 포인트다.
K3 쿱의 가격은 1.6 가솔린 모델 럭셔리 트림이 1790만원이며,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트림별로 1920만~2140만원이다.
이날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에 패들시프트가 포함된 자동변속기(150만원), 스포츠 버켓 가죽시트·앞좌석 통풍시트(60만원), UVO 내비게이션(115만원) 등 풀옵션을 장착했으니 2465만원쯤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