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심장' 류현진, 만루 피안타율 ‘0.000’
김태훈 기자
입력 2013.06.25 15:10
수정 2013.06.26 14:09
입력 2013.06.25 15:10
수정 2013.06.26 14:09
9번의 만루 위기에서 피안타 없어 '강심장'
25일 SF전에서도 두 차례 만루 위기 무안타 무실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7승엔 실패했지만 또 강심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다저스 3-1승)에 선발 등판, 6.2이닝 8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했다. 이날 108개(S:63)를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은 2.85(종전 2.96)로 끌어내렸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완봉 역투로 시즌 6승을 수확한 류현진은 6월 들어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4회)를 기록하면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올 시즌 3패 가운데 2패를 안긴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와의 대결은 역시 어려웠다.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류현진은 6회를 제외한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이전 두 번의 등판에서도 피안타율이 0.350을 상회할 만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썩 좋지 못했던 류현진은 이날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안타를 8개나 맞았고, 볼넷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 번째로 많은 4개를 허용했다. 무려 12명이 1루 이상을 밟았고 대량실점으로 번질 수 있는 만루 위기도 두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위기관리능력은 여전했다. 두 번의 만루 위기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만루에서 유독 강했다. 이날 경기 포함 9차례 만루 위기에서 무안타 2탈삼진 1실점, 피안타율은 '0.000'. 무사 만루에서 1타수 무안타, 1사 만루에서 4타수 무안타, 2사 만루에서 4타수 무안타로 호투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1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 때 내준 1점이 유일한 실점이다.
이날 역시 돋보였다.
3회초 류현진은 2사 1루에서 헌터 펜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파블로 산도발에게 3루수 앞 내야안타를 맞아 첫 번째 만루에 몰렸다. 가뜩이나 범가너에 눌려있는 타선을 떠올릴 때, 추가실점은 패배를 의미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2구 만에 시속 84마일(약 135km) 슬라이더로 크로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두 번째 만루는 1-1로 맞선 5회. 류현진은 버스터 포지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펜스, 산도발의 연속 안타 때 또 만루위기를 자초했다. 두 번째 만루 맞대결 역시 크로포드였다.
1사 만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크로포드에게 역시 138km 슬라이더를 던져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직접 타구를 잡은 류현진은 여유 있게 홈으로 던져 3루 주자를 잡았고, 크로포드 역시 1루에서 아웃됐다. 두 차례 만루위기에서 두 차례 모두 크로포드를 농락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만루 위기 극복에는 행운도 깃들었다. 두 번의 만루 위기에서 마주한 크로포드의 등장은 그야말로 행운. 선발 출장했던 상대 유격수 호아킨 아리아스가 2회 주루 과정에서의 부상으로 교체, 2회말 수비에서 크로포드로 교체됐다. 아리아스는 앞선 경기에서 류현진에게 3타수 2안타로 강했다. 대신 들어온 크로포드는 이전까지 류현진에게 6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좌타자다.
만루 상황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강심장’ 장착 사실만큼은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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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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