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날개’ 윤석민…본좌 논란 종지부 찍을까
입력 2011.12.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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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과 에이스 맞대결 기대
롯데전 부담 덜어낸다면 진정한 본좌
선동열 감독의 지도 아래 윤석민이 진정한 최고 투수로 발돋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KIA 에이스 윤석민에게 2011시즌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타이틀을 시작으로 시즌 MVP와 골든글러브까지 수상, 투수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구원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현역 투수가 누군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윤석민의 이름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이었지만 ‘빅3’로 불리는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이 부상여파로 낙마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진검승부를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윤석민의 발목을 잡는 부분은 다름 아닌 ‘롯데전 사구 후유증’다. 윤석민은 지난해 롯데전에서 사구 논란에 휩싸인 뒤, 올 시즌 로테이션이 유독 롯데를 비켜가 '기피 오해'가 불거진 바 있다. 성적에서도 올해 등판한 2경기(선발 1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좋지 못했다.
때문에 류현진을 비롯해 윤성환-차우찬(이상 삼성), 장원준-송승준(이상 롯데), 박현준-리즈(이상 LG), 니퍼트-김선우(두산) 등 에이스의 전리품 가운데 하나인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윤석민은 맛보지 못했다. 이는 4관왕을 차지했음에도 평가가 절하된 사소한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 윤석민은 조범현 전 감독의 원칙에 의해 철저한 관리를 받아온 투수다. 포수 출신인 조 감독은 누구보다 투수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으로 유명한 ‘관리형 감독’이다. 없는 자원에서 6선발 체제를 운영한 것도 모두 투수를 배려하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에이스의 의미를 잘 알고 있던 조 감독은 굳이 윤석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이 물러나고 선동열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선 감독은 에이스간의 승부, 천적과의 맞대결을 주저하기보다 오히려 즐겼던 선수다. 이 같은 성향은 감독이 되고 난 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선 감독의 애제자였던 배영수, 차우찬 등 삼성의 에이스들이 상대 1선발과 종종 맞대결을 벌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선 감독은 지난 2008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배영수를 내보낼 테니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서재응(KIA)과 개막 맞대결을 펼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선 감독은 약속대로 배영수를 내세운 반면, KIA의 조범현 감독은 부상 등을 이유로 호세 리마를 등판시켰다가 경기에 패한 바 있다. 두 감독의 성향이 고스란히 나타난 부분이었다.
일단 KIA 지휘봉을 잡게 된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이라는 강력한 선발 카드를 프로야구 흥행에 최대한 활용한 심산이다.
최근 들어 선 감독은 윤석민-류현진 맞대결에 대해 “로테이션이 맞는다면 피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강제성은 없다. 선 감독도 “윤석민의 의중이 중요하다. 선수 본인이 괜찮다고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에이스들 간의 맞대결은 최근 개봉한 영화 <퍼펙트게임>에 의해 기대감이 부풀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987년 최고의 투수들이었던 해태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은 1승 1패씩 주고받은 상황에서 연장 15회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고, 드라마 같은 무승부로 끝나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전으로 기억되고 있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1패 이상의 타격을 입기 때문에 선뜻 카드를 꺼내기가 껄끄럽다. 당시 상황에 대해 또렷이 기억하는 선 감독 역시 “김응용 감독님이 ‘최동원과 붙어보겠냐’라고 물었고, 내가 “하겠다”라고 말해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라고 밝혀 선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빅3' 윤석민-류현진-김광현 통산성적.
다음 시즌 KIA의 개막전은 SK와의 문학 원정경기다. SK에는 ‘빅3’ 가운데 한 명인 김광현이 에이스로 버티고 있다. 이만수 감독 역시 정면승부를 꺼리지 않기 때문에 개막전부터 최고의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윤석민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광현과 첫 맞대결을 펼쳐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윤석민은 9이닝 완투승을 거둔 반면,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김광현은 4.2이닝 1실점의 부진한 투구를 보인 뒤 강판 당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는 아직까지 승부를 벌인 적이 없다.
이후 윤석민은 시즌 3번째 등판 즈음에 안방에서 롯데와 만날 공산이 크다. 롯데 역시 윤석민이 극복해야할 상대임에 틀림없다. 이대호가 빠졌어도 여전히 강력한 롯데 타선을 잠재운다면 본의 아니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울렁증을 떨쳐버릴 수 있다.
선 감독은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윤석민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기술적인 발전보다는 자신감과 강한 담력을 갖추길 바라고 있다. 정면승부를 주저하지 않는 선 감독의 지도 아래 윤석민이 본좌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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