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마´ 이정현, 당선 가능성은?

윤경원 기자
입력 2011.08.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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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부터 호남에 ´뚝심´ 출마…´공 들이기´진정성 먹힐지 관건

전남 곡성 출신의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광주 지역구 출마의사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의원이 광주 지역에 공을 들여온 건 꽤 오래됐다. 그는 ‘황색 돌풍’이 일던 1995년과 탄핵 역풍이 거세던 2004년도에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후보로 각각 출마한 적이 있다.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는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처하며 호남지역 예산 확보에 힘을 써 왔다. 일주일에 2~3번씩 꾸준히 광주에 내려가 지역 활동에 힘을 써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보다 더 호남에 진정성 있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한나라당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24년간 일당독주를 해왔으며, 단 한명의 지역구 의원도 당선된 적이 없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무모하다며 만류도 해왔지만, 19대 총선 때 이곳에서 출마해 당선되겠다는 그의 계획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그의 ‘뚝심’에 지역 여론도 과거 ‘한나라당 절대 불가’ 기류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 의원의 시각이다. 그의 ‘진정성’을 지역 주민들이 조금씩 알아주고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이 의원은 “광주 시민도 이제 호남에서 정당 간 정치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져야만 호남이 변하고 광주가 발전할 것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만일 그가 낙선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석패율’제가 도입된다면, 19대 국회 입성은 가능할 수 있다.

지역구 선거에서 아깝게 탈락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도록 구제하는 제도인 이 ‘석패율제’는 현재 여야가 도입에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비민주적이며, 평등선거·보통선거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원은 호남 지역 출마 선언을 당초 오는 9월이나 10월쯤 할 예정이었다. 10월초 쯤 광주에서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출정식을 하고 12월께 선거사무실을 개소해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출마 선언을 앞당긴 것은 최근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홍준표 대표가 최근 지명직 최고위원 2석을 호남, 충청권 인사에게 1석씩 추천하던 관례를 깨면서 당 안팎에서 호남포기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홍 대표가 호남에서 지역구 당선자가 나오기 어렵다며 2석 모두 충청 출신으로 임명하려다가 당내외 반발에 막힌 상태다.

이 의원은 이번 논란이 박 전 대표의 대선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누구보다 호남에 공을 들여왔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역대 한나라당 후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당직 인선 논란으로 호남 민심의 악화가 우려되자 그가 일정을 수정하면서까지 논란을 진화시키려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신설, 최초로 호남출신 최고위원을 지명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만 6차례 방문하는 등 호남에 정성을 다해왔다”며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한나라당이 호남을 포기하는 듯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행보에 박 전 대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다른 의원들에게 ‘내가 이 의원께 전화하면 주로 광주에서 받더라’고 할 정도로 나의 결심과 용기에 늘 흐뭇해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입’역할을 하는 등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같은 호남 공들이기는 박 전 대표의 호남지역 외연 확대에도 더욱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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