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와 손 잡은 알지노믹스, 코스닥 진출 '코앞'…"RNA 교정 플랫폼 경쟁력 증명"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2.03 14:24
수정 2025.12.03 14:33

RNA 플랫폼 보유, 일라이 릴리와 1.9조 계약

커지는 유전자 치료제 시장, DNA 대비 안전성↑

코스닥 상장 통해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속도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기업 성장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알지노믹스

국내에서 유일하게 ‘RNA 치환효소 플랫폼’을 보유한 알지노믹스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의 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 받은 만큼 상장을 통해 글로벌 유전자 치료제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간담회에서 “올해 알지노믹스는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우리의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다는 신호”라고 자신했다.


알지노믹스는 자체 개발한 RNA 편집·교정 플랫폼을 통해 항암 및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알지노믹스의 RNA 플랫폼은 문제가 되는 RNA를 절단하고 치료 기능을 가진 RNA로 교체해 변이를 교정,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이 희귀 질환에만 머물렀다면 알지노믹스의 RNA 플랫폼은 항암, 알츠하이머 등 여러 질환에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DNA 변형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 대표는 알지노믹스의 RNA 편집 기술에 대해 “어떤 문장이 틀렸을 때 철자를 하나씩 조정하는 방식이 있다면 우리는 아예 새로운 문장으로 바꿔 쓰는 것이라 보면 된다”며 “나쁜 RNA를 없애고 좋은 RNA를 발현, DNA를 건들지 않아 안전성 확보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알지노믹스의 코스닥 진출 배경에는 높은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성이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24년 약 13조원 규모의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4년 약 80조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출시된 유전자 치료제들 또한 블록버스터 약물로 등극하며 시장성을 입장했다. 노바티스의 ‘졸겐스마’와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7조원, 2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제2의 ‘졸겐스마’를 찾기 위해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알지노믹스 또한 지난 5월 일라이 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알지노믹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릴리가 신규 RNA 편집 치료제를 개발하는 협업이다. 우선 타깃 적응증은 아직 미국 허가 품목이 부재 중인 유전성 난청 질환이 선정됐다.


이 대표는 “릴리가 1년 넘게 우리 기술을 직접 검증한 끝에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이는 우리 플랫폼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함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계약상 릴리가 특정 타깃에 대해 복수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난청 외 다른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200개 이상의 질환 타깃 유전자 데이터 베이스(DB)를 구축해 둔 상태다.


현재 알지노믹스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간암과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둔 RZ-001 ▲알츠하이머 타깃 RZ-003 ▲망막색소변성증 타깃 RZ-004 등이다.


가장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간암 및 교모세포종 치료제 ‘RZ-001’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및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간암 임상의 경우 로슈, 셀트리온과 협력해 면역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06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7000원에서 2만2500원 사이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350억원에서 464억원이다. 확보한 자금은 RZ-001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가속화와 R&D 설비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성욱 대표는 상장 이후 계획에 대해 “이번 상장을 통해서 저희가 기존에 갖고 있는 파이프라인들에 박차를 가하되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확장하려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저희 플랫폼 기반 치료제가 여러 난치성 질환들에 대해서 표준 치료제로 확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