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천국´ 소록도에서 희망을 보다


입력 2009.04.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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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의 세상만사>위기 극복은 자신감과 성실함으로 가능

오래전 소록도는 작은 사슴들을 쫓아내고 홀로 외로운 섬으로 변하였다. 아름다운 섬이어도 우리들의 삶에서 격리된 또 다른 섬이다. 소록도 앞바다는 참기 서러운 곡소리를 외치듯 빠른 조류를 흘려보내며 아무도 섬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소록도 앞 바다는 차별과 격리의 한을 고요히 안고 흐르고 있다.

한 많은 소록도 앞바다를 가로질러 소록대교가 준공되었다. 이제 소록도는 외로운 섬이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마음대로 육지로 나올 수가 있다. 앞으로 소록대교는 소록도를 넘어 뻗어나가 멀리 떨어진 금당도까지 이어진다. 높고 육중한 다리가 과학적 기술을 자랑하지만 90년 세월의 서러움을 단숨에 씻어 내기는 어렵기만 하다.


석양 하늘을 날아가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소록도가 안겨주는 외로움에 젖어 들어간다.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따뜻한 위로의 말도 한조각의 사랑도 잡을 수가 없다. 과학 문명을 자랑하는 현대사회라는 커다란 우리도 보이지 않는 소록도와 마찬가지로 외롭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속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박탈되고, 자유가 억압되어지고 있다.

민주, 평화, 개혁이라는 휘황찬란한 우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사랑은 메마르고 그 허기진 갈증으로 사회적 갈등은 깊어만 갔었다. 추운 겨울에 꾸었던 찬란한 오월의 꿈이다. 아름다운 장미꽃들이 피어나지만 향기가 없는 환상일 뿐이다. 어디에도 평등사회를 구현하는 유토피아는 없었다. 긴 방황의 끝에 지난 정권의 부패한 범죄들만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소록대교 위로 찬란한 빛을 던지며 해가 서쪽으로 내려앉는다. 한가롭게 나는 갈매기떼들, 금빛으로 반짝이는 잔잔한 바닷물을 가르며 금당도로 연락선이 떠나간다. 한가로운 바다풍경이 안겨주는 편안함으로 마음이 행복해진다.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해처럼, 바람처럼 살아가야 한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긍정적인 정서는 물질적인 풍요보다 더 소중하다.

오랜 세월 소록도는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가난하게 살아도 삶에 대한 긍정적 정서는 더 뜨겁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삶을 변화시켜나가는 큰 힘이 되었다. 소록도는 고통을 오래 참으며 영광의 오늘을 기다려왔다. 천형의 고통을 축복으로 알고 ‘우리들의 천국’을 만들어 왔다. 그러기에 소록도는 언제나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위기상황에서 위기는 외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쓰나미처럼 몰아닥친 경제위기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 사회적 공정성, 생활의 성실함 등과 같은 미덕이 소중하다. 사회를 불평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분열의 민주주의 보다는 사회를 끈끈한 사랑으로 이어주는 긍정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었다. 자유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민주주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좌파정권의 부패와 무능함을 느끼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사회 번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 자신의 깨달음과 능동적인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또다시 위기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기다리던 새로운 정권이 왔다고 할지라도 태양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너무 무기력하게 들릴 수 있다. 에너지 제1법칙에 따라 태양아래 새로운 변화는 없고 지구는 우주와 함께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자본이 축적된 사회는 경제적인 풍요뒤로 무질서를 남긴다. 태양아래 소유를 향한 인간의 모든 노력은 결국 바람처럼 불어가 사라진다.

신비한 자연의 섭리 위에서 우리는 자연의 심오한 뜻을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각각의 시간 속에서 최상의 가치와 최적의 조건은 영원에 잇대어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인간이 그것을 잡았을 때 시간은 우리를 또 앞으로 밀어내고 있다. 우리는 바람처럼 흘러가야만 하고 천진스러운 어린아이처럼 웃으면서 뛰어가야 한다. 소록도의 희망을 가슴에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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