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현실화, 수출 증가세 둔화…정부, 넉 달 째 “경기 하방압력 증가” 진단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뉴시스

정부가 미국발 관세부과 현실화, 수출 증가 둔화, 내수부진 장기화를 강조하며 넉 달 연속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발 관세 전쟁까지 현실화되면서 통상 환경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는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 생산 및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등이 감소해 전 산업 생산이 3.5% 줄었다.

특히 건설업(27.3%)에서 크게 줄었고 광공업(4.1%)과 서비스업(0.9%)이 뒤를 이었다.

지출은 소매판매(0.0%), 설비투자(3.1%) 및 건설투자(27.3%)에서 감소했다. 기재부는 이달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향후 건설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건축허가면적 감소 등은 중장기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월 고용은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물가 상승폭은 축소됐다. 취업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3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3.2%로 전년 동월 대비 보합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8%로 올랐다.

2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5.2로 전월(91.2) 대비 4.0포인트(p) 올랐다. 100을 상회했던 하반기 소비자동향지수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0.6p 떨어진 85.3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이달 전산업 CBSI를 전월 대비 2.6p 오른 88.0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크게 감소했던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10.5%)은 한달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6%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백화점 카드 승인액과 대형마트 매출액은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백화점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4% 줄었다. 할인점 매출도 16.7% 감소했다. 백화점·대형마트의 판매량 감소는 설 연휴로 인한 영향으로 보인다.

조성중 경제분석과장은 “1월과 2월에는 설 연휴에 따른 영향이 지표에 반영됐다”며 “이에 따라 1월에는 백화점의 경우 매출액 증가폭이 컸으나 2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반대로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설 연휴 영업일 감소 등으로 인해 1월 매출은 줄었지만 2월에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6.8%)은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 카드 승인액은 7월 3.2%, 8월 4.4%, 9월 4.6%, 10월 1.2%, 11월 2.9%, 12월 5.4%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1월 1.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1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9만7000명을 기록하며 전월(26만2000명)보다 늘었지만 2월에는 6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1분기 민생경제 대응은 물론, 관세부과 현실화에 따른 기업 피해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조 과장은 “글로벌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자리·건설·소상공인·서민금융 등 1분기 민생·경제 대응플랜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지원 방안을 지속 강구하는 한편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강화, 첨단전략산업기금 신설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