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내걸고 공모전"…네이버웹툰, 해외 창작자 발굴 진심인 이유
입력 2025.01.30 12:03
수정 2025.01.30 12:04
현지 공모전·스튜디오 인수 등 적극 행보
"글로벌 시장 커져야 韓작품 수출길 넓어져"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창작 생태계 확장에 역량을 쏟고 있다. 웹툰 창작 활성화가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 궁극적으로 한국 작품의 해외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30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부터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제52회 국제만화축제에 3년 연속 참가해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웹툰을 소개하는 컨퍼런스를 연다. 네이버웹툰 영어 서비스에서는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총 상금 100만달러(한화 약 14억4350만원) 규모의 웹툰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외에도 일본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최근 일본 전자 만화 에이전시 '주식회사 넘버나인'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태국 방콕에서는 현지 창작자 64명에게 창작자 교육 프로그램 '트레이닝 캠프'를 진행했다.
네이버웹툰이 현지 창작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현지 정서와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 제작이 필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해외 진출 초기 단계부터 다수의 창작자가 플랫폼에 자유로이 모일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주력해 왔다. 자유로운 창작을 보장하면서도 창작 지원금, 후원, 광고비 정산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주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 언어권의 특색을 반영한 창작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며 "현지의 우수한 창작자 증가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작품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이용자 유입을 늘려 산업이 커지는 선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현지 생태계를 발판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통합 전 세계 만화 및 소설 앱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태국 60% ▲인도네시아 85% ▲대만 80% 등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계에서도 글로벌 웹툰 생태계 확대가 한국 웹툰에 더 많은 사업적 기회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유병준 교수 및 충남대학교 경상대학 이재환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보고서 '네이버웹툰 글로벌 진출의 한국 창작 생태계 기여 효과'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한국에 기여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023년에만 약 4조3522억원이었다. 이중 네이버웹툰이 수출한 한국 웹툰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4062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이 수출한 한국 웹툰의 해외 유료 콘텐츠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22%를 기록했다. 해당 작품들은 전체 조회수의 48.3%가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플랫폼과 콘텐츠의 글로벌 동반 진출이 수출을 촉진하고, 전 세계 독자와 콘텐츠를 연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러 언어로 수출된 웹툰일수록 작품 수명 주기가 늘어나는 효과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생태계 확장은 한국 작품의 해외 진출을 도울뿐만 아니라 국내 IP가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을 기회도 늘려 관련 2차 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