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또…" 여성혐오적 발언, 언제까지 들어줘야 할까 [기자수첩-연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1.19 07:00
수정 2025.01.19 07:00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가 여성 혐오적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기안84의 여성 혐오적 발언과 문제의식 부재가 실망스럽다.


지난 16일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형수님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기안84가 동료 배우인 이시언의 아내 서지승을 만나 하루 동안 동행하는 콘텐츠다.


서지승의 출근길에 함께한 기안84는 서지승과 대화 중 "남자들이 아침밥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가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아침밥을 안해주는 아내는 젊은 남성과 바람이 날 것 같다. 아침 밥 안차려주고 수영장 가 젊은 강사를 만날 것 같고 헬스장에서 젊은 트레이너를 만날 것 같다"라는 발언을 내뱉었다.


이러한 발언은 여성의 역할을 왜곡된 고정관념으로 규정하고,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을 왜곡하는 태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안84는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받아 온 여성 혐오적 시각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됐다.


앞서 기안84는 2020년, 웹툰 '복학왕'에서 여성 성기를 암시하는 그림과 여성 캐릭터가 팀장과의 연애로 정직원이 되는 설정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사회적 성취를 성적 교환으로 축소하는 시각을 나타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여성뿐 아니라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소수자를 비하하는 묘사로도 논란이 일었고, 이는 그의 작품 전반에 걸친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나 혼자 산다' 하차 요쳥이 빗발쳤고 그의 웹툰 연재를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었다.


당시 기안84는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지만 반복되는 언행은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안84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여행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며 연예대상까지 거머쥔 인물이다. 이러한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번 발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대중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책임감 없는 언행이다.


방송인이자 기안84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자로서 자신의 발언과 작품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봐야 할 때다. 이번 논란이 그의 성찰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반복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달려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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