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증시 변동성 확대 속 안정적 수익에 ‘기지개’
입력 2024.12.21 07:00
수정 2024.12.21 07:00
10월 말 판매잔고 251조…전년 말比 23%↑
채권형·단기금융 상품으로 자금 쏠림 현상
내년 ‘공모펀드 직상장’…회복세 본격화 기대
국내 증시가 올해 내내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외면받던 공모펀드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공모펀드 직상장이 도입되는 점도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전체 공모펀드 판매 잔고는 251조2407억원으로 작년 말(204조4950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공모펀드 잔고는 지난 7월 말 253조2667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월 말(254조7748억원) 이후 최대치다.
특히 올해부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이를 노린 채권형 공모펀드와 불안한 증시 상황에 따른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 상품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진단이다.
채권형(혼합채권형 포함)의 판매 잔고는 지난해 말 31조3975억원에서 지난 10월 말 43조6169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단기금융 상품 판매 잔고도 지난 10월 140조7790억원으로 전년 말(107조8056억원) 대비 30.6% 늘었다.
실제 대부분의 채권형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증시 수익률을 넘어선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채권형 공모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대비 4.5%를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오히려 9.5% 하락했다.
아울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 경쟁이 과도해지면서 운용사들이 손익차등형 펀드 등으로 공모펀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란 수익증권을 선순위와 후순위로 분리해 손실이 발생하면 후순위투자자가 먼저 떠안는 공모펀드 상품이다. 통사적으로 일반 리테일 고객이 선순위이고, 펀드 운용 기관이 후순위로 참여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손익 차등형 공모펀드 설정 규모는 3425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1938억원) 대비 76.2% 늘었다. 여기에 지난 11일 조기 상환된 ‘한국투자글로벌신성장펀드’(1075억원)까지 포함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공모펀드 직상장’이 도입될 경우 공모펀드 시장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주식이나 ETF처럼 시장에서 펀드를 사고팔 수 있으며 운용사들도 기존의 온-오프라인 채널 대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공모펀드의 경우 온라인전용펀드인 ‘e클래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복잡한 대면 가입 및 환매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공모펀드 직상장이 시행될 경우 투자자가 기존에 이용 중인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활용해 간편하게 공모펀드에 투자 할 수 있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F 쏠림 현상으로 침체됐던 공모펀드가 ‘중위험·중수익’ 매력이 부각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공모펀드 직상장으로 유의미한 반등 및 거래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