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높이고, 브로드웨이까지 넘보는 ‘K’ 뮤지컬의 확장 [2024 대중문화 결산]
입력 2024.12.24 08:01
수정 2024.12.24 08:01
'시카고' 복화술에 '킹키부츠' 쥐롤라까지...숏츠로 뜬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어쩌면 해피엔딩' 등 韓 뮤지컬 브로드웨이 진출
뮤지컬 산업은 질적 확산이 눈에 띈다. 스타 마케팅과 겹치기 출연, 티켓 가격 등의 이슈로 시장 내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지만, 올해는 유독 홍보 방식의 다변화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를 넘어선 해외로의 시장 확장까지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낸 해로 기록된다.
뮤지컬은 과거에 비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곤 하지만, 여전히 ‘공연장의 문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극장 접근성은 물론이고 저작권 등의 이슈로 작품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올해는 짧은 영상, 즉 숏츠(shorts)를 통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대중의 큰 관심을 얻었다.
2021년 ‘시카고’ 최재림의 복화술 장면이 알고리즘을 타고 화제가 되면서 올해 ‘시카고’의 엄청난 흥행으로 이어지면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했고, 이후엔 기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홍보의 틀을 깼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대표적으로 올해 ‘킹키부츠’ 10주년 기념 공연은 개그맨 이창호와 곽범이 운영하는 개그 채널 빵송국의 ‘뮤지컬 스타’를 통해 ‘쥐롤라’를 탄생시키며 작품과의 시너지를 확산시켰다. 그 결과 이번 시즌은 유료 객석 점유율 96%, 한 시즌 최다 관객인 14만명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내수 시장에선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 흐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프로듀서는 한국, 아시아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지난 4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고, 프리뷰 공연 기간을 포함해 20주 연속 ‘원 밀리언 클럽’을 유지했다. 이후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 제77회 토니어워즈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 등을 수상하는 데 이어, 내년 4월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도 앞두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 외에도 박천휴&윌 애런슨의 ‘어쩌면 해피엔딩’도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 작품은 지난 10월 프리뷰 기간을 거쳐 11월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다. 또 웨스트앤드에서 공연된 라이브의 ‘마리 퀴리’도 올해 큰 관심을 받았고, 일본과 대만, 중국 등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이어가던 ‘팬레터’도 지난 11월 아시아를 넘어 영국 런던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영미권 진출의 첫발을 내딛었다.
업계에서는 한국 뮤지컬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아시아는 물론 영미권 창작진과의 협업을 통한 뮤지컬 창작을 이어온 것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