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스트리머 모셔라"...SOOP과 치치직, 닮은듯 다른 전략
입력 2024.12.20 06:00
수정 2024.12.20 06:00
콘텐츠 제작 금전적 지원 등 동일하나
SOOP,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 확장 주력
치지직, 네이버 서비스와 시너지로 차별화
SOOP과 치치직의 스트리머 모객전이 점입가경이다. 스트리머를 위한 금전적인 지원 강화와 콘텐츠 영역 확장 등 얼핏 보면 동일하나 각자 닮은 듯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 치지직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파트너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누적 성과와 향후 서비스 방향성을 소개했다. 특히 스트리머 수익 다각화와 콘텐츠 제작 지원 등 스트리머 대상 혜택 강화에 주력해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스트리머의 계약 종료가 발생하는 연말과 연초를 두고 이들을 잔류시키거나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특히 치지직은 지난 2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트위치로부터 다수의 스트리머를 넘겨받은 만큼, 출시 1주년을 맞는 내년 초 스트리머 이적 등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국내 시장 점유율은 치지직 스트리머들의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초에 명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인기 스트리머 이적 시 이들에게 충성하는 시청자 층도 그대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SOOP과 치지직은 플랫폼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대형 스트리머의 영입 및 계약 연장 등을 위해 저마다 통 큰 지원책을 내걸고 나섰다. 다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적인 지향점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SOOP은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내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이를 위한 기술적·운영적 지원을 늘리는 중이다. 스트리머는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강화해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 SOOP은 이용자 참여도가 활발한 e스포츠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 중계권 확보 외에도 바둑, 낚시, 당구, WWE 등 스포츠 콘텐츠 투자를 통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
스트리머와 이용자의 같이보기 콘텐츠도 늘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뉴스 콘텐츠 등 판권 확보 외에도 숏폼 '캐치'를 통한 오리지널 및 시그니처 VOD 콘텐츠를 모아볼 수 있는 시네티 등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도 확장할 수 있다.
물론 스트리머의 수익 창출에도 신경쓰고 있다. 구독 서비스 개편 등 기부경제(구독, 별풍선)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광고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스트리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애드벌룬' 서비스 등도 운영 중이다. 실제 SOOP이 발행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리머 분배금은 ▲2021년 3463억원 ▲2022년 3880억원 ▲2023년 476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치지직표 지원책의 핵심은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다. 서비스 간 시너지로 방문자와 스트리머의 인지도 상승, 광고 매출 강화 등의 효과를 노린다. 현재도 네이버 클립(숏폼), 카페, 페이 등 타 서비스와의 확장성으로 이용자와 스트리머의 사용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치지직 인기 클립 탭에 클립 콘텐츠를 제공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기준 클립 재생수와 생성수는 지난달 대비 각각 82%, 7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네이버 플랫폼 전 영역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스트리머 채널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연동해 스트리머의 수익 다각화를 돕는다. 방송에서 스마트스토어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구독 상품도 개편해 2티어 구독상품 이용자도 별도 표기를 통해 구독자 인증 효과를 높인다. 금전적인 지원도 확대한다.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에 1인당 최대 3000만원씩 연 4회 지원 가능했다면, 이제는 연간 최대 6회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초 트위치의 국내 시장 철수와 치지직의 등장으로 스트리밍 시장이 SOOP과 치지직으로 양분되는 새 구도를 형성했다면 내년부터는 이들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어떤 스트리머를 영입시키고, 어떤 콘텐츠를 독점 중계하느냐에 따라 이용자 수치는 쉽게 바뀌기 때문에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각사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