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겠다"는 이재명의 끝없는 대통령 놀음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12.18 07:00
수정 2024.12.18 07:00
계엄령 이후 '대권' 행보 늘리는 李
'민생경제' 세워도, 열망은 단순명쾌
대통령 자격 말하는 국민의 우선순위
결국 정권의 탐욕과 폭주 막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돌연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팬카페에서 관리자급인 '이장'으로 불리는데, 당분간 팬카페 활동을 접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바쁜 일상 탓에 일일이 인사드리진 못하지만,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 누구보다 뛰어난 '행동력'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주심을 잘 알고 있다"며 "고맙다"고 전했다.
'내려놓겠다'는 이 대표의 글과 달리 내심은 다른 곳에 있어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사 등을 만나 "지금 이 잠시의 혼란은 대한민국에 투자할 기회,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생각해달라"고 짐짓 대통령이 이미 된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도 용산역 철도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일주일간 이어져 온 철도 파업을 중재하는 등 한국철도공사와 노조 간의 최종적인 협상을 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특별자금 지원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 모든 행보가 몰린 시기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다.
민주당 내에선 이같은 행보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줄이며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만남에서 "대외적인 행보는 비슷한데도 대통령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나치게 이재명 대표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노골적인 대권 행보가 거센 역풍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 것이다.
민심의 바람이 분다. 아무리 '민생경제'를 내세워도, 거기에 담긴 열망은 단순명쾌하다. 대권을 꿈꾸는 이재명의 오만은 거칠다. 누가 그것을 막고 바꿀 것인가. 거야 민주당의 다수결 횡포는 거침없다. 여당의 능력은 미흡하다. 여론은 여러 개다. 윤석열과 대통령. 자격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국민의 우선순위도 뚜렷하다. 그것은 정권의 탐욕과 폭주 막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