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미국에게, 한 총리는 '12·3 계엄 사태' 안팎으로 수습 중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4.12.11 00:50
수정 2024.12.11 00:50

국무회의 주재하고 국민에게 거듭 사과 메시지

美 대사 만나선 "헌법·법률에 기초한 국정 운영"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국·내외로 안팎 수습에 한창이다.


한덕수 총리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국무회의를 열어 국민을 향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내각을 다독였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총리로서 국정이 엄중한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어렵고 힘든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나를 비롯한 전 내각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국정에 한 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모든 공직자들도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외교·안보 부처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북한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비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경제 부처엔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일이 없도록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면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으며, 사회부처에는 동절기 각종 재난·재해 예방 등 국민의 안전 관리를 빈틈없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묵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 총리가 각 부처에 국정 공백이 없도록 점검하고 국민을 향해 거듭 사과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사태로 한미동맹이 이상 기류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나오는 가운데, 한 총리는 미국측과 만나 계엄 사태 이후 국정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윤 대통령 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전혀 통보받지도 못한 것 등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한 총리는 전날 저녁 정부서울청사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접견하고 "우리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기초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골드버그 대사와 5일과 8일 두 차례 만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설명을 한 바 있는데, 골드버그 대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이른바 '한·한 체제'가 "헌법에 부합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총리가 국정 운영을 관리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정 협의를 통해 뒷받침해 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법적 근거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골드버그 대사에게 '헌법' '법률' 등을 강조하며, 현 국정운영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감액 예산안도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한 총리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과 기업의 경제 활동을 더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최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적극 대응해 연초부터 즉시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한 총리에게 피의자 소환을 통보했다. 수사단은 한 총리 등 국무위원이 사전에 내란 모의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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