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은 스스로 시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12.04 15:19
수정 2024.12.04 15:19

ⓒSNS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국회 본청 건물에 투입된 무장 계엄군 청년이 시민에게 고개 숙인 뒤 철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한 계엄군의 사진을 올렸다. 이어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눈에 봐도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그 계엄군 청년"이라며 "안경 너머 비치는 맑은 눈동자에 그만 저는 모든 분노가 사라지며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쫓아오는 저에게 한 번, 두 번, 세 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이라며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따.


아울러 "제가 당신의 인사를 받은 한 시민이자 취재 기자였다.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 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며 "부디 건강하게 군복무 마치고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와달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야당의 잇따른 국무위원·검사 탄핵과 내년도 예산안 강행 처리 등을 지적하며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4일 0시 27분 헬기에서 하강한 계엄군은 국회 본관 정문 진입을 시도하며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무장 계엄군 일부가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보좌진들과 대치했다.


우리나라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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