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데일리안 출근길 뉴스] 윤 대통령,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 선언…"국회 요구 수용" 등
입력 2024.12.04 06:00
수정 2024.12.04 06:00
▲윤 대통령,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 선언…"국회 요구 수용"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이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 3시간 30분 만이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25분께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 관련 후속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조금 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며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계엄을 해제할 것이다. 다만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3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 운명에 처해있다"며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후 국회는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결의안을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미국·중국·일본 외신, 한국 비상계엄령 선포 긴급 타전
윤석열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외신들도 신속하게 보도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은 이날 밤 일제히 ‘한국 대통령 계엄 선포’ 제하의 기사를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은 야당의 행위로 정부가 마비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을 통해 자유 민주 국가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등과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속보로도 잇따라 내보냈다.
그러면서 로이터통신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온 한국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발 속보에서 계엄사령관 임명 등의 사실을 전하면서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된다는 포고령 내용도 보도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된 긴급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한국의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중대 조치라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조치가 국가의 거버넌스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즉시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야당을 극복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WP는 서울발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이 자신의 행정부를 막으려는 북한의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결정이 한국의 거버넌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은 불명확하다”고 보도했다.
WP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 후 낮은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내외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할 때 쓰는 ‘실시간 업데이트’(live updates) 형식으로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NYT는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 군사 독재가 종식된 이후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2022년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은 의회를 장악한 야당과 거의 지속적으로 정치적인 대치 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NYT는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시민들에게 국회로 모여달라고 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회 주변에서 “계엄령을 끝내라”라고 외치면서 국회로 진입하려는 사람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는 속보도 보냈다.
NYT는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내용도 같이 보도했다.
CNN 역시 한국의 계엄령 선포 상황을 속보로 내보냈다.
CNN은 그러면서 한국 매체를 인용해서 국회의장의 국회 이동 및 국회 출입 통제상황 등의 내용도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한국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 소식으로 타전한 데 이어 홈페이지에 뉴스 라이브 페이지를 편성해 관련 소식과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조교수는 서울에서 BBC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의 거리는 군의 흔적 없이 정상적으로 보였고 사람들은 당황하고 있다며 한 경찰관과 대화해 보니 “나만큼이나 얼떨떨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BBC는 “윤 대통령은 부인을 둘러싼 스캔들 등에 휩싸여 있으며 야당은 감사원장 등 정부 주요 인사에 대한 탄핵 움직임을 보여 왔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마지막 계엄령 선포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암살 이후였다”라고도 소개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상단에 톱 뉴스로 배치하면서 윤 대통령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야당 지도자가 국회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하면서 이번 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다면서, 윤 대통령이 예산안 등으로 의회 다수당인 야당과 충돌해 왔다고도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도 발 빠르게 비상계엄 선포를 보도하고 나섰다.
NHK는 이날 밤 윤 대통령이 긴급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내년 예산안 국회 심의에서 야당이 반발하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국방부가 군의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NHK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하면서 “11월에 임기 절반이 지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전후로 저조해 사태를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둘러싸고는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연루가 의심되는 정치 브로커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의 비상계엄 소식을 전하면서 앞으로 어떤 조치를 구체적으로 취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다른 신문들도 서울발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비상계엄 선포를 속보로 내보냈다.
신화통신은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중국중앙TV(CCTV)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더불어민주당의 당 소속 의원에 대한 국회 소집령 등을 전했다.
4일 0시 현재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검색어 1위에 올라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비상계엄에 환율 1440원까지 오르기도…금융당국 '비상'(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줄이며 142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경제·금융 수장들이 대응책을 논의한 데 이어 한국은행과 금융당국도 각각 긴급회의를 소집해 시장 점검에 나섰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2.1원 오른 14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밤 10시 20분 윤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을 선언한 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며 장중 1440원대 초반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이 정도로 오른 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4일 오전 1시쯤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그러다 소폭 상승하며 장을 끝냈다.
금융시장이 요동칠 우려가 커지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기재부는 공지를 통해 지난 3일 오후 11시 40분경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이하 F4 회의)가 개최됐다고 전했다.
F4 회의는 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비롯해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이 모여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일컫는 표현이다. 최 부총리는 F4회의를 마친 뒤 기재부 1급 이상 간부회의도 진행한다.
이어 한은도 긴급 간부회의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예고했다. 한은은 4일 오전 비상계엄과 관련해 전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은은 현 상황과 시장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임시 금통위도 같은 날 오전 중 진행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 결정 기구로,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금통위 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나 위원 2명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에 소집이 가능하다.
금감원 역시 4일 새벽 긴급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 비상계엄 선포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외환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금융업권별 외화자금 사정과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 등을 점검해 관계기관과 신속히 공유·공조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금융 상황점검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위기 대응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계엄 선포 직후 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이 일부 변동성을 보였으나 이후 금융사 해외 지점의 발행이 원활히 소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