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조직개편 마무리…4일 내부 설명회

정인혁기자 (jinh@dailian.co.kr), 민단비 기자
입력 2024.12.03 20:52
수정 2024.12.03 21:02

지난달 사장단·임원 인사 이후 조직개편 마무리

4일 오후 사업부별 임원 대상 설명회 개최

삼성 "통상 큰 변화 있을 때 설명회 진행"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깃발ⓒ데일리안 DB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사장단·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고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일 오후 사업부별 조직개편 설명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27일 사장단 인사, 29일 임원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원들에게 조직개편 설명회 일정이 통보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전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통상 (조직개편으로 인한) 변화가 클 때 사업부 별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선 사장단 인사에서 전영현-한종희 2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며 상대적으로 반도체(DS) 부문에 큰 변화를 줬다.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 사업부에 새로운 보직을 신설했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내정된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과 삼성종합기술원 원장까지 겸임한다. 주력 매출원이자 캐시카우인 메모리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이끌면서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해 기술 경쟁력 회복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한 건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사장단 인사에서 볼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인사 방향성은 '반도체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도체 호황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부진한 성적을 낸 삼성전자가 위기 돌파를 위해 전 부회장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전 부회장이 책임 강화와 조직 분위기 쇄신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됐던 만큼 이번 조직개편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메모리사업부는 전 부회장 직할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지휘체계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민하지 못한 시장 대응이 HBM 시장에서의 실책으로 이어졌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빠른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소통 채널도 강화될 전망이다.


시스템반도체인 파운드리 사업부도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진만 사장 체제에 맞춰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SA총괄 부사장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부장이 된 한 사장은 기술 전문가이면서도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해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조단위 적자를 내 온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도록 이번 조직개편에서 체질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사업부 내에 사장급 CTO(최고기술책임자) 보직이 신설되면서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파운드리사업부 CTO를 맡게 된 남석우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했고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한 반도체 기술 전문가다.


DX부문의 경우 MX사업부에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확장현실(XR) 관련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관련 부서에 인원을 충원하고 리더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안경이나 선글라스 모양의 증강현실(AR) 글라스를 개발 중이다. 내년 초 예정된 ‘갤럭시 S25’ 언팩 행사에서 시제품을 영상이나 이미지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DX부문 산하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MX사업부가 개편될 가능성도 있다. 품질혁신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버즈3 프로’ 등 일부 제품에서 논란 잇따르자 품질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원장은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을 선임했다.


한편, 올해 임원인사에서 전체 임원 수가 감소함에 따라 사업부 내 팀 형태의 조직이 통합되거나, 프로젝트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을 비롯한 137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2016년(96명) 이후 최소 규모다. 지난해 143명(부사장 51명·상무 77명·펠로우 1명·마스터 14명) 보다도 4% 줄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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