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은 '역대급 폭설'…전국 피해 상황 종합
입력 2024.11.27 19:42
수정 2024.11.27 19:58
전국서 인명피해 및 차량 고립, 교통사고 속출…경기 옥천 농가서 제설작업 중 80대 사망
경기 광주, 강원 횡성서 200가구 정전…팔당~덕소역 구간 선로에 나무 쓰러지며 열차 운행 통제
전남 목포∼홍도와 경북 포항∼울릉도 등 전국 74개 항로서 여객선 96척 운항 멈춰
서울 자하문 삼거리~북악골프장 등 4개 구간 폐쇄…북한산과 설악산 등 국립공원 185곳 통제
27일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데다 강풍까지 불어 전국 곳곳에서 인명피해를 비롯해 각종 고립·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적설량은 경기 군포 27.4㎝, 경기 의왕 27.4㎝ 서울 관악 26.7㎝, 강원 평창 24㎝, 경기 수원 23.5㎝ 등이다.
밤사이 한꺼번에 내린 눈이 도로에 쌓이거나 얼어붙으면서 안전사고가 잇따랐고 영하권 기온이 지속되며 피해가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경기 양평군 옥천면 한 농가에서 제설작업 중 차고지가 무너져 80대 A씨가 숨졌다. A씨는 알루미늄 소재로 지은 천막형 차고지 위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무너지는 시설물에 깔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는 눈이 쌓인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주와 전선을 접촉해 174가구에 갑자기 전력 공급이 끊겼다.
경기 광주와 강원 횡성 등지에도 폭설 여파로 정전이 발생해 각각 200여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오후 2시 24분쯤 전북 군산시 영화동에서는 강한 바람에 건물 옥상의 물탱크가 도로 위로 떨어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오후 4시 10분쯤 경부선 석수∼관악역과 경의중앙선 팔당∼덕소역 구간의 선로에 나무가 쓰러지며 한때 열차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강원과 경기 남부 등지를 중심으로 20㎝ 안팎의 눈이 쌓이면서 눈길 교통사고 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6시 40분쯤 강원 홍천군 서석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석터널 부근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제네시스 승용차를 25t 덤프트럭이 들이받았다. 이어 뒤따르던 차량 3대가 연쇄적으로 부딪치며 총 5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용서고속도로 동탄 방향 길마재터널 입구 부근에서 차량 추돌사고 2건이 각각 발생하기도 했다.
폭설로 인한 차량 고립이나 교통사고도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기 남부에서만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는 541건에 달했다.
전북 익산∼포항 고속도로 익산 방향 장수IC 인근에서도 25t 화물차가 쓰러져 화물칸에 실린 위험물질300∼400L(리터) 중 일부가 누출됐다.
대설특보로 바닷길과 육지 도로도 일부 막히고, 주요 국립공원도 통제됐다. 전남 목포∼홍도와 경북 포항∼울릉도 등 전국 74개 항로에서 여객선 96척이 운항을 멈췄다.
서울에서는 자하문 삼거리∼북악골프장, 삼청터널, 자하문 삼거리∼사직공원 초입, 감사원∼우정공원 등 4개 구간 도로가 폐쇄됐으며 북한산과 설악산 등 전국 7개 국립공원의 출입구 185곳도 통제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국내선 항공편 12편(출발)이 결항했고 66편(출발 28편, 도착 38편)은 지연 운항했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올리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전 수도권 전철에 전동차를 추가 운행했다. 추가 운행 횟수는 서울지하철 1호선 6회, 수인분당선 3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총 13회이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오는 28일 오전까지 서해상에서 다시 눈구름대가 들어오면서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내륙, 전북동부, 경북북부내륙, 경남북서내륙에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이 다시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