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수다 좋아하는 ‘인싸’를 위한 車 ‘볼보 XC90’[면허 2년차 시승기]
입력 2024.11.17 06:00
수정 2024.11.17 06:00
7인승 준대형 SUV…차체는 부담스럽게 크지 않아
음성명령 통해 주행 관련 기능 외 대화도 수행 가능
가격은 트림별로 8720만원부터 1억1520만원까지
친구들이나 가족과 자주 밖으로 놀러 다니는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음악 듣는 것을 즐겨하는가.
해당 질문에 모두 다 ‘예스’라고 답했다면 주목해볼 만한 자동차가 있다.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소위 ‘인싸(인사이더)’라면 이 차가 제격이다. 바로 볼보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XC90’이다.
‘인싸’를 위한 차 ‘XC90’을 지난 13일 시승해봤다. 시승 구간은 서울부터 김포까지 약 90km 가량이었다.
전면 디자인은 불필요한 구성없이 깔끔한 인상이다.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미학이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내부도 자연스러운 나무의 나이테가 포인트로 장식돼 볼보가 내세운 ‘스웨디시 럭셔리’를 체험해볼 수 있다.
준대형 SUV이지만 차체가 부담스럽게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처음으로 3열 시트가 있는 차를 몰아보는 거라 후방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까 봐 걱정했지만 맨 뒷좌석이 2인석으로 돼 있어 룸미러로도 충분히 잘 보였다.
볼보는 1열과 2열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해 모든 탑승자들은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2열에는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가 가운데 배치돼 있다.
XC90은 차분한 인상과 달리 스웨덴하면 떠오르는 차갑고 고요한 느낌보다는 활기찬 사람에게 더욱 적합할 듯하다. 7명까지 탑승이 가능해 친구가 많거나 가족 구성원이 많아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 탑승자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가 매우 잘 돼 있다. 수입차 중 단연 최고라고 꼽을 수 있다. 볼보가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T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경험해보니 2년간 투자한 300억원이 제대로 쓰였구나 싶다.
음성명령을 수행해주는 ‘아리아’는 말이 잘 통하는 외국인 친구 같다. 아리아는 음성이 딱딱하거나 기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음률이 있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든다. ‘차 많이 막혀?’라고 물으니 현재 5km 구간과 그 다음 5km 구간을 나눠 몇 분이 걸릴지 알려줬다.
실질적인 주행 기능 외로 주문해도 형식적이지 않고 재치 있게 답해 더욱 대화하고 싶게 만드는 친구 같다. 슬픈 얘기를 해달라 하니 “그거 아세요? 벌써 올해가 거의 다 갔어요”라는 답변이 왔다. 들으니 정말 슬퍼졌다.
이밖에도 ‘뉴스 틀어줘’, ‘근처 맛집 알려줘’, ‘오늘 날씨 어때’ 등도 모두 수행해준다.
아리아는 외국인 친구지만 말도 잘 알아듣는다. 한국인의 토속적인 발음을 구사해도 찰떡같이 원하는 팝송을 틀어줬다. ‘드라이브에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줘’하니 지정한 상황에 걸맞은 음악을 재생해주는 것도 유용했다. 음향도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들려 운전 내내 귀가 즐거웠다.
수입차의 약점인 내비게이션도 현대자동차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국도로 안내해줘’, ‘유료 도로로 안내해줘’ 등 주문도 가능하다. 빠지는 구간 없이 직선으로 달리는 도로에서는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만 간략하게 표기되고 분기점이나 좌·우회전을 해야 할 때는 도로상황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준대형이라는 크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잘 나아갔다. 페달 반응성과 민감도도 뛰어났다. 미세하게 각도를 조절해도 기가 막히게 속도가 조절됐다.
다만 노면이 잘 느껴지는 것은 볼보의 고질적인 단점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비포장도로가 아님에도 몸에 진동이 너무 잘 와닿았다. 그나마 푹신한 시트가 피로함은 덜어줬다. 다소 아담한 크기인 12.3인치의 디스플레이도 아쉬웠다.
인싸는 돈이 많이 드는 법이다. 가격은 트림별로 ▲B6 AWD 플러스 브라이트 8720만원부터 시작해 ▲B6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9650만원 ▲T8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1억1520만원이다.
▲타깃
-MBTI 결과에서 ‘E(외향성)’가 나온 당신
-혼잣말이라도 해야 하는 수다쟁이라면
▲주의할 점
-도로 포장 기술이 더 빨리 발전되길 기대하는 게 더 나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