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어쩔 수 없어”…김성철, ‘지옥2’ 향한 ‘도전’ 마다하지 않은 이유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11.05 14:09
수정 2024.11.05 14:09

“또 하나의 산 넘은 것 같다…‘연기는 도 닦는 것이다’라고 배웠기에 앞으로도 그럴 것”

배우 김성철에게 ‘지옥2’는 ‘도전’이었다. 모든 작품, 캐릭터가 쉽지 않았지만, 배우 유아인이 맡았던 정진수를 연기하는 것이 김성철에게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늘 ‘도전’을 쉬지 않는 김성철에게 ‘지옥2’의 출연을 결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과 박정자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

김성철은 마약 투약 혐의로 하차한 배우 유아인을 대신해 새진리회의 교주 정진수 역을 맡았다. ‘같은 인물, 다른 배우’라는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김성철은 작품, 캐릭터만 보고 ‘지옥2’를 선택했다. 물론 공개 이후 어떠한 반응도 보지 않을 만큼, 김성철도 큰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지옥2’는 촬영을 할 때부터 ‘공개되는 날 핸드폰을 끄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다 좋아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책임져야 할 길이지만 혹여라도 제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저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에 대한 결과는 저는 너무 만족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가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


같은 장면까지 연기하는 것엔 고민이 있었을법 했다. 시연이 발발한 후 4년이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그리는 ‘지옥2’는 정진수의 시연 장면으로 ‘연결고리’를 마련한다. 다만 해당 장면은 시즌1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시연 장면과 동일했고, 이에 비교 또한 피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김성철은 이 또한 ‘작품’만을 생각해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연상호 감독님과 처음 미팅을 할 때부터 이야기를 했었다. 감독님이 생각하신 방향은 정진수가 시연을 받고, 부활하는 장면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씬을 다시 찍어야 할지 말아야 할진 고민했었다. 그런데 저는 시청자들에게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았다. 김성철이 생각하는 정진수는 이렇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대신 김성철만의 정진수를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다. “비교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의연하게 말한 김성철은, 과거와는 달라진 정진수 그리고 원작 속 정진수를 시즌2에 구현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즌2의 정진수를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믿었다.


“중요하게 생각한 목표점은 달랐을 것이다. 정밀하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연 장면은) 대사도 많이 다르다. 저는 최대한 원작에 있는 대사들을 그대로 발췌하고자 했다. 시즌1 속 유아인이 했던 대사는 내가 아무리 새롭게 읽으려고 해도 너무 강인하게 인식이 돼 있어서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신 원작을 봤더니, 원작에서 이야기하는 초점과 시즌1 영상물 안에 있는 정진수의 초점이 다르더라. 최대한 원작을 따라가고자 했다.”


“시즌1의 정진수는 최초의 시연을 통해 갑자기 부상을 한 인물이었다. 시청자들도 그렇지만, 그 세계관 안에서 사는 사람도 정진수에 대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시즌2에서는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상황이다. 온전히 그 (미스터리함을) 가지고 갈 순 없었다. 단지 정진수라는 인물이 가진 위압감을 눌러야 했고, 그래서 눈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


피폐해진 정진수를 납득시키기 위해 다이어트도 감행했다. 김성철은 “많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지금보다 10kg이 덜 나갔다는 그의 말은 그의 노력을 짐작하게 했다.


“5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했다. 눈 뜨면 뛰러 나가고, 스케줄이 있어도 아침에 무조건 공복 유산소를 했었다. 촬영장에선 거의 안 먹었다. 그런데 정진수를 연기하다 보면 식욕이 거의 없어지더라. 먹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럽게 사라져서 많이 어렵진 않았다.”


‘지옥2’의 정진수를 연기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새 시도’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이는 김성철의 연기관과도 닿아있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꿋꿋하게 나아갈 김성철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였다.


“그냥 또 하나의 산을 넘은 것 같다. 어렸을 때 ‘연기는 도 닦는 것이다’라고 배웠다. 입시를 할 때 선생님이 그렇게 말을 해 주셨는데, 그게 지금도 뇌리에 잘 박혀있다. 큰 도전이라고 말씀을 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국면에 다다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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