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빈의 ‘양보 없는’ 열연 [D:PICK]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10.30 08:54
수정 2024.10.30 08:54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 딸 역으로 눈도장

‘마녀2’· ‘스위트홈’ 등 굵직한 작품들 거쳐

섬뜩한 사이코패스의 얼굴을 하다가도, 착한 10대의 얼굴로 미스터리함을 배가한다. 배우 채원빈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한석규의 열연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채우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드라마다. ‘부녀 스릴러’라고 장르가 설명이 돼 있는데, 그만큼 아빠와 딸의 아슬아슬한 심리전이 핵심인 작품이다.


채원빈은 천재 프로파일러 장태수의 딸 장하빈 역을 맡아 한석규와 치열한 심리 싸움을 펼치고 있다. 거짓말이 공부만큼 쉬운 인물로 아빠가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피칠갑 현장 사진을 봐도 아무렇지 않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내면을 가졌다.


딸을 살인범으로 의심하게 되는 아버지의 흔들리는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해 내는 한석규의 시선이 중심인 작품이지만, 의뭉스러운 태도로 미스터리를 불어넣는 장하빈의 역할도 중요한 드라마였다. ‘새 얼굴’ 채원빈이 한석규의 딸로 그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고 했을 땐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이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채원빈은 극 초반부터 서늘함과 평범함을 능숙하게 오가며 우려의 시선을 완벽하게 지웠다. 차가운 얼굴로 장태수의 의심을 뒷받침하며 긴장감을 배가시킨 것은 물론, 사건의 진실이 점차 베일을 벗는 현재. 비밀을 감춘 10대 청소년의 아슬아슬함으로 새로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쉽지 않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 낸 채원빈은 ‘갑자기’ 나타난 새 얼굴은 아니다. 영화 ‘마녀2’에서 섬뜩한 토우 대장 역으로 ‘대체 누구냐’라는 궁금증을 유발했던 그는 웹드라마 ‘비밀의 비밀’, ‘트웬티 트웬티’, SBS ‘날아라 개천용’, OCN ‘보이스4’, 넷플릭스 ‘스위트홈2,3’, 영화 ‘런 보이 런’, ‘셔틀, 최강 셔틀’ 등 작품의 규모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녀2’에서는 차가운 얼굴을 보여줬지만, ‘어사와 조이’에서는 주인공 조이(김혜윤 분)의 절친한 친구 황보리 역으로 귀여운 매력을 뽐내며 짧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크리처물 ‘스위트홈’ 시리즈에서는 거리의 생존자 하니 역으로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해맑은 면모로 ‘신스틸러’라는 평가를 받는 등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나가며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알려왔었다.


이러한 경험들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만개하는 모양새다. 부녀 사이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들과 장하빈의 진심까지. 채원빈이 아직 남은 회차에서 어떤 입체적인 활약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릴지도 시청자들의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나아가 한석규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역량을 보여준 채원빈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가 됐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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