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여행까지 갔는데..." 아내 외도에 스스로 목숨 끊은 남편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10.19 08:40 수정 2024.10.19 08:40

ⓒ게티이미지뱅크

결혼 4개월 만에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남성의 유언이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씨는 지난 8월 항저우에서 간호사인 아내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왕씨가 부모에게 남긴 녹취록에는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며 "아내와의 첫 만남부터가 실수였던 것 같다. 다음 생에도 당신의 아들로 태어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왕씨는 대학에서 만난 첫사랑과 4년간 연애 후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1월 결혼했다.


아내의 휴대전화를 바꿔주던 왕씨는 결혼한 지 4개월 만에 아내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류씨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휴대전화에선 이들이 나눈 메시지와 성관계를 하는 영상이 발견됐다.


처음에 아내가 성폭행을 당했거나 협박받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왕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내 이들이 불륜 관계인걸 알아차렸다.


이후 아내를 용서하고 함께 떠난 여행에서 아내가 여전히 류씨와 연락하고 있음을 알아챈 왕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죽기 전 왕씨는 아내에게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함께해줘서 고맙다. 나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것"이라며 "당신의 배신 후에 우리는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유일하게 후회되는 건 류(아내의 외도 상대)를 죽이지 않은 것다. 나는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없고 죽어서도 당신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왕씨 아버지가 왕씨의 간호사 아내 마오씨와 외도를 한 의사 류씨를 고소하고 150만 위안 이상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지난 15일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오씨는 지난 9월 23일 왕씨 아버지를 찾아가 10월 13일까지 100만 위안을 배상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약속대로 배상하지 않자 유예 기간이 끝난 14일 왕씨 아버지는 법원에 두 사람을 고소하고 150만 위안 이상을 배상하라는 자료를 제출한 것.


왕씨 아버지는 "마오와는 좋게 해결할 수 있으면 최대한 해결하고 그게 안 된다면 소송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하지만 류씨에 대한 고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취하하지 않겠다. 그로부터 배상을 받더라도 우리는 고소를 진행할 거고, 아들과 비슷한 경험으로 힘든 사람들을 돕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이 죽고 나서 마오가 눈물 한 방울 흘리는 것을 못 봤다"고 덧붙였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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