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속 美 한미일 정상회의 제의…윤 대통령 "긴밀히 소통" 화답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4.10.12 10:18 수정 2024.10.12 10:27

바이든, 아세안 정상회의서 블링컨 통해

"캠프 데이비드 정신 잇자" 연내 개최 제안

3국,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

尹 "연내에 만날 기회 있을 것으로 기대"

윤석열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뉴시스

북한이 모든 대남 공격수단 준비태세를 갖췄다며 겁박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제의에 "만날 기회를 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앞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라오스 총리 주재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이어가자"며 "연내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란 지난해 8월 한미일 3국 정상이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합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지는 안보 위협에 공동대응하기로 한 것을 가리킨다.


북한이 전날 우리 측이 평양 상공으로 무인기를 띄워 전단을 살포했다며 모든 대남 공격수단 준비태세를 운운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연내 개최 제안은 북한의 대남 도발을 억지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블링컨 국무장관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받자 "잘 알았다. 앞으로 긴밀히 소통해나가겠다"며 "연내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 제의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 취임, 미국 대선 변수와 관계없이 한미일 협력체제를 공고히 이어가자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인도·태평양 담당 부(副)장관이 내주 우리나라와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방안에 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부장관은 방한 과정에서 오는 11·5 미국 대선을 전후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과, 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한미일 3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도 논의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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