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친한vs친윤'…'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당내 긴장감↑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10.06 00:00
수정 2024.10.06 11:41

韓, '관계없다' 선긋는 용산에도 조사 착수

중진·친윤 "일을 키우고 있다…해당행위"

친한계 "김대남, 진영을 팔아먹은 행위"

김대남 조사 앞두고 긴장감 높아지는 與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이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성향 유튜버에게 한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했다는 내용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으로 여당 내의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국민과 당원들 사이에 의구심이 큰 만큼 '김대남 건'에 대한 조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계속되는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의 긴장 국면에 국민적 피로감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동훈 대표는 최근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며 칼을 빼들었다. 특정 성향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튜버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지난 3일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좌파 유튜브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은 해당행위"라며 "모의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행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된 것이다.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니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없다고 연관성을 일축하면서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후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대통령실이 김대남 전 행정관과 대통령 부부가)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며 "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韓 김대남 진상조사 지시 두고 친윤-친한 또 격돌


대통령실이 김대남 전 행정관이 윤 대통령 내외와 친분이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이론적으로는 김 전 행정관 조사에 아무런 정치적 부담이 따르지 않을 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또다시 이견이 빚어지고 있다.


친한계 인사들은 한 대표의 심정에 공감하며 김 전 행정관의 '배후' 문제를 포함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부 친윤계 의원들과 비한(비한동훈) 성향의 당내 중진 의원들은 "일을 키우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민전 최고위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박해(혹은 소외) 받는다는 신데렐라 신드롬이 한 대표 측근들의 급발진을 불러오지만, 나를 비롯해 적지 않은 사람들은 한 대표는 신데렐라가 아닌 황태자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법무장관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썼다가 지웠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한동훈 대표의 워딩으로 계속 이 (김대남 전 행정관) 이야기를 엄청나게 키워놨다. 우리 진영의 손해"라며 "해당행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고,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페이스북에 "여당 대표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감찰 지시를 한다는 건 좀생이나 할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친한계(친한동훈)도 반격에 나섰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은 YTN라디오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전당대회에서 자당의 경쟁 후보를 '네가 좀 저기를 (어떻게) 해달라' 이런 식으로 (좌파에게) 사주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영을 팔아먹은 행위"라고 직격했다.


신 부총장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대남은 좌파 공작원과 내통해 우파의 리더를 모해하는 진영 범죄를 질렀다. 충격 그 자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페이스북에 "왜 청년들이 정말 가고 싶어하는 '신의 직장'에 연봉 3억을 받으며 제네시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자에게는 해당행위라 하지도 않고 쫌생이라 하지도 않는 것이냐"라며" 어찌된 일이 우리 보수의 일각은 마치 김대남의 연봉 3억과 제네시스 관용차를 지켜주기 위해 총단결해 나서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개탄했다.


이러한 대립 속에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로 새로운 지도부가 수립됐는데도 친한~친윤 당내 갈등이 계속되는 모양새를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을 것 같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면서도 "언제까지 이걸 지켜봐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다. 솔직히 이런 갈등 국면도 지치는 것 같다. 우리도 이런데 국민적 피로감은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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