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규근 "尹, '체코 원전' 수주 성과 부풀렸나…정부가 대출 가능성 확인"
입력 2024.09.27 14:10
수정 2024.09.27 16:04
한수원, 두코바니 원전 6호기·테멜린 2·3호기 입찰에
수출입은행 등 '금융지원 고려' 여신의향서 발급요청
혁신당 차규근 "尹정부, 성과 부풀리기 중단해야"
우리나라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올해 4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요청에 따라 체코 원전 건설 관련 여신의향서를 발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체코 원전 수주시 원전 건설 비용은 체코 정부가 자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우리 정부가 비용을 빌려주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7일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4월 4일자 여신의향서에 따르면, 체코의 두코바니 원전 6호기와 테멜린 원전 2·3호기에 대해 '한수원이 참여하는 입찰 프로젝트에 금융지원 제공을 고려한다'고 명시됐다.
여신의향서는 발급 기관이 향후 사업이 진행될 때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확인하는 서류다. 이에 따라 체코가 신규로 건설하는 네 개의 원전 중 자체 자금을 조달해 건설할 계획인 두코바니 원전 5호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개의 원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금융지원 의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0일 체코를 방문해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건설 관련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고, 현재까지 체코 측의 금융 협력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고, 지난 7월 18일 우선협상자 선정 뒤 기자간담회에서도 "전적으로 체코 정부 재원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차 의원은 "여신의향서가 대규모 수출 거래에 있어서 통상적으로 발급되는 것이라고 해도 금융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안 장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큰 규모의 수출이 이뤄질 때 여신의향서가 발급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여신의향서가 발급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지원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원전 수주 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가 진짜 문제다. 성과 부풀리기식 발표는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부 관계자는 "한수원은 입찰서에 '체코 발주사가 금융지원을 희망할 경우에는 금융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비구속적 의향서를 지난 4월 제출했다"며 "이것은 대형 프로젝트 입찰시 필요한 경우 관례상 제출되는 것으로, 체코 원전 사업에 금융지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