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축구센터 설계·시공까지 HDC 개입…정몽규, 축구협회 사유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9.25 15:55
수정 2024.09.25 17:12

천안축구센터 현장 소장에 '현대산업개발

출신 인사'와 '현직 직원 파견' 의혹 끌어내

"설계부터 시공까지 HDC 인력이 관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설계부터 시공까지 현대산업개발(HDC)이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협회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배 의원은 전날 저녁 속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천안에 건립중인 '축구종합센터' 사업에 현대산업개발의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 회장을 향해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계 공조직(축구협회)이 현대산업개발이라는 특정 대기업에 의해서 실무와 그 내부의 모든 정부가 관여되는 게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질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HDC그룹 계열사다. 앞서 배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 있어서 현대산업개발이 굉장히 깊숙하게 실무에 관여하고 있었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12년간 축구협회장으로 재임한 정 회장의 '축협 사유화'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배 의원은 해당 센터가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라는 목적으로 발주가 됐음에도, 이를 수주받은 디자인 업체가 '현대산업개발(HDC) 아레나'가 명시된 디자인을 보낸 것을 두고 정 회장의 사유화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어 배 의원은 "분명히 정 회장은 HDC아레나라고 디자인이 온 게 '네이밍 라이츠용 가칭'이라고 하셨는데, 축구협회에서 2020년 3월에 공모할 때 분명히 'National Football Center(NFC)'라고 발표를 했다"며 "HDC라고 디자인이 올 하등의 이유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회장과 관련한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나는 12년 동안 이곳에서 재임하면서 굉장히 기여를 많이 했고 우리 회사 임직원까지 인력을 동원해서 이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무슨 문제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축협은 국가 세금이 몇 백억씩 들어가는 체육계 공조직이다. 일반 대기업 회사에게 체육계 공조직의 모든 실무가 아무 가림막 없이 노출되고 또 그 실무에 깊이 관여한다는 게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배 의원은 "지금 축구센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곳의 현장 소장이 현대산업개발의 전현직원들"이라며 "설계 공모 단계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시각까지 자재 하나 들어가는 것까지 다 현대산업개발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배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축구센터 공사의 현장소장은 지난 2022년 10월 현대산업개발을 사직한 직후 동부건설로 들어간 진모 씨가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소장은 건설업법상 사장을 대리하는 현장 대리인이다. 진 씨가 축구센터 현장소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새로 들어온 인물은 현재 현대산업개발 소속의 직원이었다. 해당 직원은 파견계약으로 축구센터 공사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배 의원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중인 걸로 아는데, 현대산업개발이 이렇게 축구협회, 특히 이 천안축구센터를 건립하는 데 깊숙하게 실무와 모든 재정 여건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유 장관은 "그동안 저희들이 감독기관으로서 여러 가지 허점이 많았던 점에 대한 사과를 다시 한 번 올리겠다"며 "일부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감사를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배 의원은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사장을 대리하는 현장소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파견된 사람이라는 건, 대한축구협회라는 조직을 정 회장의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간 것"이라며 "정 회장도 명예를 회복하고 싶으시면 아까 그 네이밍 라이츠부터 왜 이렇게 많은 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들이 지금 들어가 있고 공사 감독까지 하고 있는지를 문체부에 낱낱이 소명하시기를 바라겠다"라고 말을 맺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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