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상 "다극세계, 세계 평화·안전 위해 사명 다할 것"
입력 2024.09.22 10:06
수정 2024.09.22 10:06
최선희 "자주성 지향하는 나라와
선린우호 관계 발전시켜 나갈 것"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평등한 다극세계 건설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보장을 위해 책임적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지난 18∼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에 참석해 "(북한은)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기치 아래 정의와 자주성을 지향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선린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외무상은 해당 포럼 일정 가운데 '21세기의 외교와 지정학'을 주제로 진행된 대화모임에서 연설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오늘 세계 도처에서 지정학적 대결과 충돌이 그치지 않고 세계 평화와 안정이 엄중한 위협을 당하고 있는 근원은 국제사회의 염원과 배치되게 패권과 사리를 추구하고 진영 대결과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가 직면한 현 지정학적 위기를 끝장내고 모든 나라들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번영을 이룩하며 나라들 사이의 단결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법 핵·미사일 개발로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서 퇴출당한 북한이 미중 전략경쟁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모양새다.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추동하는 다극질서에 기여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 경제적 활로도 모색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관련 맥락에서 최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해 온 북한 측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지정학적 위기의 하나인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러시아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안전 이익을 체계적으로 유린해 온 미국과 서방의 반러시아 대결 정책의 직접적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 세력들의 패권주의 정책에 맞서 자기의 주권과 안전을 견결히 수호하기 위한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정의의 성전에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최 외무상은 '한반도 정세 악화 책임이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 있다'는 적반하장식 입장도 거듭 밝혔다.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최 외무상은 한미일 협력 탓에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최 외무상은 "지금 조선반도 지역의 안보 환경이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일부 나라들의 배타적인 동맹 추구 정책으로 인해 긴장 격화와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보다 엄중한 위험계선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그 어떤 적대적 행위에 대해서도 추호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투쟁과 강력한 힘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