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고용손해사정사 3000명 붕괴 '코앞'…고령화 '그림자'
입력 2024.09.20 06:00
수정 2024.09.20 11:02
1년 만에 130명↓…퇴직자 증가 영향
손해율 상승에 중요성 커졌지만 역부족
"손해사정 자격 취득 시 인센티브 제공"
보험사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손해사정사가 3000명선에 턱걸이하는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퇴직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신규 손해사정사 발굴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에 고용된 손해사정사는 3076명으로 집계됐다. 고용손해사정사는 ▲2022년 6월 말 3357명 ▲2022년 말 3218명 ▲2023년 6월 말 3205명 ▲2023년 말 3043명으로 매해 꾸준히 줄어들었다. 다만 올 들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300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562명으로 보험사 중 제일 많은 고용손해사정사를 보유했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 504명 ▲KB손해보험 358명 ▲DB손해보험 322명 ▲한화손해보험 307명 ▲AXA손해보험(악사손해보험) 247명 ▲메리츠화재 225명 ▲하나손해보험 144명 ▲흥국화재 122명 ▲롯데손해보험 90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악사손보·흥국화재(+1명), 메리츠화재·롯데손보(+2명)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 발생 시 ▲손해발생 사실의 확인 ▲보험약관·관계법규 적용의 적정여부 판단 ▲손해액·보험금의 사정 업무 등을 수행한다.
크게 ▲고용손해사정사 ▲위탁손해사정사 ▲독립손해사정사로 나뉘는데, 고용손해사정사는 보험사에 고용돼 손해사정 업무를 수행하며, 위탁손해사정사는 보험사의 자회사나 비 자회사 등 외부 손해사정법인에 위탁해 사정업무를 수행한다. 독립손해사정사는 보험사가 고용하거나 위탁하지 않고,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등 이해관계자가 직접 선임하는 손해사정사다.
최근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손해사정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고령화에 고용손해사정사 수가 줄어들고 있어 보험사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사정사는 보험금 지급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해줘 보험계리사 못지않은 보험사에 꼭 필요한 전문인력"이라며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가 지속되는 와중 저출생이 이어져 신규 고용손해사정사가 퇴직 고용손해사정사의 빈자리를 못 채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직원들의 손해사정사 자격 취득 시 인사 가점과 합격 수당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손해사정 분야 공개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