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美 트럼프·해리스 모두 비판… "차악 투표하라"
입력 2024.09.14 11:14
수정 2024.09.14 11:23
순방 마치고 돌아오는 기자간담회서 언급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쪽 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교황이 13일(현지시간)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기자간담회 도중 “미국의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민자를 쫓아내는 사람이든 아기를 죽이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이든, 둘 다 생명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두 후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민자들에게 가혹한 입장인 트럼프 전 대통령, 낙태권을 지지하는 해리스 부통령 모두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이주는 성경에 명시된 권리이며, 나그네를 환대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중대한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낙태는 살인이라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에 반대하는 두 악보다 차악을 선택하라”면서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이민자 공약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2018년에는 낙태 행위를 청부 살인자를 고용하는 것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낮 12시 25분 싱가포르에서 전용기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를 향해 출국했다. 지난 3일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교황은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를 거쳐 싱가포르에서 이번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는 2013년 즉위 이후 기간과 거리에서 역대 최장 해외 사목으로, 총 12일간 비행 거리만 3만2814㎞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