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도 봤다! 유럽파 담을 그릇 안 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4.09.07 07:42 수정 2024.09.07 11:44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 제기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 경기력에 지장 초래

대한축구협회, 홈 경기장 이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팔레스타인전서 아쉬워하는 손흥민.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축구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홈경기서 약체 팔레스타인(국제축구연맹 랭킹 96위) 상대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열악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도 한몫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홈경기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보다 전력이 한참 떨어지는 팔레스타인 상대로 그것도 홈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것은 참사에 가깝다.


다만 대표팀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에는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고르지 못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는 상반기 아이돌 콘서트 등이 열리며 손상됐다. 여기에 최근 이어진 장마와 폭염 등으로 상태가 말이 아니다. 실제 육안으로 봐도 파인 곳이 많았고, 부분마다 잔디 색이 다른 것이 확인될 정도로 급하게 보수한 흔적이 남았다.


후반 15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허공으로 날린 것은 상태가 좋지 않은 잔디의 영향 때문이라 해도 무방하다.


물론 팔레스타인도 같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괜한 잔디 언급은 핑계로 들릴 수 있다. 이에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뮌헨), 이강인 등은 “잔디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며 오히려 경기력에 대한 반성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품기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는 너무도 엉망이었다.


관리가 안 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하루 이틀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그간 대표팀 A매치와 K리그서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수시로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팔레스타인 경기가 5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기성용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표적인 선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기성용(FC서울)이다.


축구대표팀 주장을 지내기도 했던 기성용은 기회가 될 때마다 잔디 상태를 두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바뀐 부분은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9월에도 콘서트 일정이 잡혀 있다. 콘서트를 마치고 일주일 뒤에는 FC서울이 K리그 홈경기를 치르는데 벌써부터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은 팔레스타인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하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잔디 상태를 눈으로 확인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홈 경기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과연 언제쯤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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