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 다음 대유행 유력…정점기 늦추고 환자 줄인다
입력 2024.09.06 12:05
수정 2024.09.06 12:05
질병관리청, 6일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발표
환자 수 35% 수준 감소…정점기 110일→190일
100·200일 내 백신공급…mRNA 플랫폼 확보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음 팬데믹으로 신종인플루엔자를 유력하게 지목함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선제적 대비를 통해 건강피해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한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이 지속 보고되는 등 위험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을철 철새 유입 등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위험이 시작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질병청은 6일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高)전파율과 고(高)치명률의 상황에서 방역 개입이 없는 경우 300일 내 인구 대비 최대 약 40%가 감염되고 정점까지 110여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된다.
이러한 대유행 상황에서 방역조치를 통해 정점 일에 발생하는 최대 환자 수를 35%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으며, 유행 정점기를 110일에서 190일로 지연할 수 있다. 질병청은 그 기간 중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종바이러스 출현을 조기에 확인할 것을 목표로 해 국외 정보수집을 확대하고 정보검증 체계를 구축한다. 국내 감시를 위해서는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300개소에서 1000개소로 확대한다.
병원체 유전자 분석을 위한 실험실 감시도 현 180개소에서 200개소로 확대한다. 조류인플루엔자를 확인하기 위한 의료기관과 공공검사기관 간 연계도 강화한다. 여기에 응급실·외래로 내원하는 호흡기감염 환자 대상 원인 미상 감시체계를 신설하게 된다.
또 초기 6개월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 국민 대비 25% 수준의 치료제와 보호구와 마스크 등 방역물자를 비축한다. 신속공급이 가능하도록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운영한다.
신속진단을 위해 원스텝 검사법을 새로이 개발해 현재 72시간 소요되는 것을 12시간 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유행 확산 시 대규모 검사와 병상 수요에 대비해 유전자 기반 검사와 신속검사 인프라도 확대한다. 감염병 병상도 현 1100여개에서 3500여개로 확대 구축한다.
유행 발생 시 100일 또는 200일 내 백신을 개발한다. 유행 예측 항원형에 대한 백신 또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사전에 개발해 유행 시 이를 활용한 신속 개발(100일)하거나 사전 개발된 항원형과 다른 균주 유행 시 균주 도입단계부터 시작해 새로이 개발(200일)하는 두 가지 상황에 대해 준비한다.
현재 조류인플루엔자인 H5N1 백신은 국내 개발돼 있어 이것의 하위 아형으로 대유행이 발생하는 경우 균주변경 절차를 거쳐 90일 만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원헬스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인플루엔자는 동물과 사람이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닭, 오리 등 조류에서의 인플루엔자가 소, 돼지 등 포유류로 전파되고 종간 장벽을 넘어서 사람에게 감염된 후 사람 간 전파되는 경우 대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과 환경을 포함한 감염전파사슬 전 과정에 대한 원헬스 감시와 대응이 요구된다.
동물인플루엔자 감시는 가금류와 야생 조류 중심의 현 체계를 포유류와 반려동물로 확장하게 된다. 이와 함께 사람·동물 유래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서식 환경과 철새 이동 등 정보를 연계 분석함으로써 위험을 조기에 식별해 예방조치를 할 수 있도록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감염병 대유행은 국민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필수서비스를 포함해 교육·산업 등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전대비가 중요하다”며 “인플루엔자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라는 대응수단이 있는 만큼 새로운 바이러스 유행 시 백신을 빨리 확보할 수 있도록 신종 인플루엔자 특성(항원형)에 맞는 백신 시제품을 개발하고 mRNA 등 백신 플랫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