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1년 간 매장 순증 1개…매장 수 정체에도 폐점률 낮은 비결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8.27 07:12
수정 2024.08.27 07:12

0%대 폐점률 유지…영업권 보호와 높은 매출이 비결

매장 수 늘리기 보다 점포 당 매출 확대 주력

미국 등 신시장 개척하고 유통 단계 축소해 수익성 강화

교촌필방에서 치맥을 즐기고 있는 고객들.ⓒ교촌에프앤비

국민의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은 매년 시장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년 4000개가 넘는 신규 매장이 탄생했다가 비슷한 숫자가 문을 닫는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만 약 3만개, 브랜드는 660여개가 넘는다.


하지만 교촌치킨은 매년 1% 미만 폐점률을 유지하며 업계에서 가장 폐점이 적은 브랜드로 꼽힌다. 반면 연간 수백개의 신규 가맹점을 내는 경쟁사와 달리 신규 출점이 거의 없는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교촌에프엔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국내 교촌치킨 매장 수는 1376개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2년 말 1365개와 비교하면 1년 반 동안 19개 매장이 순증한 셈이다.


최근 1년으로 기간을 좁혀보면 작년 상반기 말 1375개에서 올 상반기 1376개로 1곳이 순증하는데 그쳤다. 1년에 100~200개의 신규 매장을 내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신규 출점이 거의 없는 편이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2018년에서 2022년 사이 BBQ 국내 매장 수는 1636개에서 2041개, BHC는 1469개에서 1991개로 증가했다.


연 평균 각각 101개, 130개씩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교촌은 연 평균 73개로 출점 수가 최대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다 최근 약 2년 사이에는 연간 순증 수가 10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아예 출점이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계속해서 매장이 늘어야만 가맹본부의 수익이 증가한다. 신규 출점 시 가맹점주가 내는 가입비(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이 본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치킨 빅3로 꼽히는 BBQ의 경우 가맹점주가 매장 오픈 시 내야하는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은 총 2018만원이다. BHC는 2342만원, 교촌은 1182만원으로 3사 중에서는 교촌이 가장 낮다.


출점이 많으면 예비 가맹점주 모집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맹본부 수익이 늘어야 마케팅이나 신메뉴 개발 등 브랜드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반면 교촌치킨은 매장 수 확대를 통한 이익 극대화 대신 가맹점 매출을 늘려 가맹본부의 수익을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낮은 폐점률이다.


경쟁사가 연간 100~200개의 매장을 폐점하는 반면 교촌은 연간 한 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다.


폐점이 아예 없는 해도 있어 평균 폐점률은 1%가 안 된다. 신규 가맹점주가 되기도 어렵지만 일단 진입하면 이탈이 거의 없는 셈이다.


낮은 폐점률의 비결로는 각 가맹점에 대한 상권 보호와 높은 매출이 꼽힌다.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중 매장 수가 가장 적은 만큼 개별 가맹점의 영업 반경은 상대적으로 더 넓은 편이다. 영업 반경이 넓은 만큼 매출도 경쟁사 대비 높다.


2022년 말 기준 교촌치킨의 가맹점 면적(3.3㎡) 당 연 평균 매출액은 3491만원으로 BBQ(2964만원), BHC(3040만원) 대비 최대 17.8% 높았다.


교촌치킨 캐나다 1호점.ⓒ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은 갈수록 내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가맹점 확대 보다는 해외 매장 확대와 소스, 수제맥주, 외식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중국, 대만, 동남아 등 기존 진출 지역에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한편 미국 직영 1호점 리뉴얼을 통해 미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매장 수는 2019년 37개에서 2023년 말 74개로 4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효율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달 전국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을 완료했다.


과거에는 일정 지역의 가맹점 모집‧교육, 원‧부자재 물류 배송 등을 외부에 맡겼는데 이를 직영화해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비용을 줄인 것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메밀단편’과 같은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혀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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