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나라 파는게 매국, 둘로 쪼개는게 밀정, 대학살 알고도 침묵하는 것 친일”
입력 2024.08.13 17:22
수정 2024.08.13 17:23
경기도, 14일 도청 1층 대강당서 ‘1923 간토대학살’상영
광복절 행사마저 두 쪽…"역사 잊은 민족엔 미래는 없다"
경기도가 국권회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통합의 장이 돼야 할 광복절 기념식이 둘로 쪼개진 지금의 현실을 개탄한다며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을 상영한다.
김태영·최규석 감독의 이 영화는 간토(關東)백년의 침묵을 깨우고 피탈됐던 나라를 되찾는 광복의 의미를 되살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는 14일 도청 1층 대강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1923 간토대학살’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배우 김의성씨가 나레이터를 맡은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간토대지진 후 중국에서 급파된 영국 함대 호킨스 기함의 조지 로스 장교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간토 학살 사진이 최초 공개된다.
관람을 희망하는 도청 직원 누구나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상영되며, 5시부터 약 30분 정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다.
1923 간토대학살은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시사회를 했을 정도로, 일본에서도 주목을 받은 영화다.
하지만 경기도는 "그야말로 일편단심(日片丹心)인 현 정부에서는 홍범도 장군의 육사 흉상 철거 논란, 강제징용 3자 변제안과 굴욕적인 사도광산 외교 참사는 있었으나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없었다. 오로지 침묵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인해 광복절 행사마저 두 쪽이 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작금의 상황을 직시하며, 의미 있는 광복절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하나로 ‘1923 간토대학살’의 경기도청 상영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나라를 팔아치운 것이 매국, 둘로 쪼개는 것이 밀정, 대학살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이 친일”이라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정부는 엄중하게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1923년 9월1일. 간토대지진 직후의 혼란과 공포 속에, 일본 정부가 조선인 대학살을 자행했다. 차별과 편견이,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거짓 정보와 맞물리면, 어떻게 광기(狂氣)어린 폭력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제노사이드로 번져갈 수 있는지 보여준 대참사였다.
하지만 일본은 101년간이나 간토대학살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세기를 넘은 일본 정부의 부정 속에, 백년이 넘도록 침묵해 온 진실을 깨우고 밝히려는 몸부림이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