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서 문화유적을 팔겠습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8.14 08:57
수정 2024.08.14 08:57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인근 카푸아성 ⓒ연합뉴스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카푸아(Capua)성 등 유명 문화유적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남부 도시 나폴리 인근의 카푸아성을 오는 11월 경매에 넘기기로 했다. 감정평가액은 2억4000만 유로(약 3577억원)다. 유명 유적인 만큼 낙찰가는 감정가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에 나오는 카푸아성은 신성 로마제국 황제인 카를 5세를 위해 16세기 건립됐다. 현재 이탈리아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 군사 건축물의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수 세기에 걸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푸아성 외에 나폴레옹의 유배지로 알려진 엘바섬 등대와 피렌체·파도바·타란토 지역의 궁전 및 별장, 군사 막사, 창고 등도 매물로 나왔다.


이탈리아가 국가부채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 정부 소유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세운 데 따른 결정이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작년 기준 415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3%로 유로존에서 그리스(160.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재정적자는 GDP 대비 7.4%로 유럽연합(EU) 회원국 27곳 중 가장 크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월 이탈리아에 국가부채를 줄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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