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체 정점 찍었나…고금리發 위기 탈출 '사활'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8.14 06:00
수정 2024.08.14 11:09

우리 제외 카드 3사 연체액 일제 감소

금융비용 체납 늘며 건전성 악화 우려

"금리 인하 가능성 커…연체액 줄 것"

리스크 도미노 차단 이미지. ⓒ픽사베이

국내 주요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의 연체액이 최근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길어지는 고금리 터널과 그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리스크가 계속 몸집을 불리던 와중,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 카드업계가 고강도 건전성 관리에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조만간 금리 인하가 가시화 할 것이란 관측이 짙어지면서, 악화일로를 걷던 카드사들의 연체 흐름도 변곡점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카드사 4곳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연체액은 총 1조4121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7% 줄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2분기 말 기준 연체액은 5739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8.2% 줄어들며 카드사 중 감소 폭이 제일 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간 면밀한 리스크 대응 전략을 추진해왔다"며 "채권 관리 등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연체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계 카드사 연체액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뒤를 이어 하나카드는 2388억원에서 2280억원으로 4.5% 감소했으며, 국민카드는 3428억원에서 3392억원으로 1.1% 줄어들었다.


조사 대상 카드사들 중에서는 우리카드의 연체만 2290억원에서 2710억원으로 18.3% 늘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 등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액이 상승했다"라면서도 "회수조직 확대 등 연체채권 회수율 제고를 통한 건전성 관리 강화 및 우량 자산 위주 자산 증대를 통한 연체액 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의 연체 축소폭이 아직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반전이 이뤄졌다는 점은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높아진 금리의 여파로 차주들의 금융비용은 늘어났고, 그 결과 연체액이 급증하는 등 카드사들의 건전성은 줄곧 악화돼 왔다.


한국은행은 앞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월까지 10차례 인상해 3.50%로 급격하게 올린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2월부터 12차례 연속으로 이같은 금리를 동결해 왔다.


이런 와중 카드사들이 연체 다이어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건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덕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탓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연체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였다"며 "카드사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이 깔리면서 연체액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카드업권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대부분 타이트하게 연체액 관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그간 수익성 악화에 처한 카드사들이 대출 공급을 늘리면서 자연스레 연체액이 증가해왔다"라며 "연체액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의견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중점으로 해온 경과 2분기 들어 연체액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큰 만큼, 연체액은 향후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올해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력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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