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선수만 500여명…" 미녀선수의 한 맺힌 금메달 소감
입력 2024.08.06 14:19
수정 2024.08.06 14:19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육상 높이뛰기에 출전한 야로슬라바 마후치크(23)가 전쟁 중인 조국 우크라이나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마후치크는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육상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00 높이의 바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여자 높이 뛰기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인간새'라고도 불린다.
마후치크와 함께 출전한 이리나 게라셴코(29·우크라이나)는 1m95를 넘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메달이 확정되자 마후치크, 게라셴코는 자국 국기를 휘날리며 트랙을 달렸다. 이를 본 관중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직후 마후치크는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 덕분에 여기 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전쟁으로 사망한 선수 500여명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축하도 경쟁도 할 수 없고 이런 분위기를 느끼지도 못하게 됐다"면서 "이 금메달은 그들을 모두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후치크의 고향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다. 이 곳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불과 100㎞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다. 마후치크는 전쟁 발발 이후 포르투갈, 폴란드, 독일, 벨기에 등 타지 생활을 하며 훈련을 이어갔다.
마후치크는 지난달 열린 2024 IAAF(세계육상연맹) 파리 다이아몬드 리그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10을 넘어 1987년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가 세운 종전 기록 2m09를 1cm 경신하며 37년 만에 새로운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됐다.
마후치크가 거머쥔 금메달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3일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을 45대42로 꺾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