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이재명 '영남 대전'…金 "개딸 점령" 李 "의견 다양" 공방
입력 2024.07.28 00:00
수정 2024.07.28 06:54
이재명, 노무현·문재인 본산 영남서도 '압승'
최고위원 후보들 '尹 탄핵' '李 대통령' 주창
김민석 상승세…'원외 돌풍' 정봉주 후미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정신의 근간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영남에서 당권주자 간 공방이 격화됐다. 이재명 후보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직격하는 발언이 김두관 후보로부터 나왔고, 급기야 강성 당원들은 김두관 후보에 욕설과 비방을 퍼부었다.
내달 18일 개최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권주자 후보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2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우리 당을 점령했다"고 작심 발언했다.
이어 "어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11%p 적게 나왔다. 이래서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길 수 있겠느냐.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일부 당원들이 김두관 후보를 향해 욕설과 비방, 야유를 퍼부었다. 반면 박수로 호응하는 당원들도 보였다.
다음 정견발표자로 나선 이재명 후보는 김두관 후보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발언 첫머리부터 "정당이란 다양성이 본질"이라고 맞받았다. 당원의 다양성을 거론하며 김두관 후보가 직격한 강성 당원을 우회적으로 감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지도부의 '영남 홀대론'도 제기됐다. 김두관 후보는 앞서 열린 울산시당 합동연설에서 "영남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썼던 분들이 당 지도부라서 그런가 최고위원 했던 분들 단 한 분도 연임을 위한 출마를 하지 않았는데, 이재명 후보만 (당대표) 연임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에서 이재명 지도부가 영남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당원들 앞에서 설파한 것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영남에서 김두관 후보의 이같은 당심 호소에도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이었다.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집계된 당대표 온라인 누적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90.9%, 김두관 후보 8.0%, 김지수 후보 1.1%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재명 후보는 2년 전 자신의 전당대회 득표율 78%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 마케팅'에 한창인 최고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이날까지 누적득표율 1위 가도를 달리며 '원외 돌풍' 칭호를 얻은 정봉주 후보는 "전두환보다 더 잔인하고 이명박보다 더 교활하고 박근혜보다 더 무능한 무능·무도·잔혹 종합 선물세트 윤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미 윤석열 탄핵 열차는 떠났다"고 강변했다.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근 정봉주 후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김민석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대통령) 탄핵을 원하느냐. 따박따박 실수 없이 해야 한다.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기 원하느냐. 열 번이고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며 "김민석은 딱 한가지 이유,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나왔다"고 열변했다.
여당에 '정신이 나갔다'는 발언 이후 득표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김병주 후보도 "윤석열 정권 들어 나라가 모든 면에서 후퇴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만들어서 후퇴하는 민주주의와 민생·안보·한반도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이재명 정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수석변호인'을 자처한 전현희 후보는 "법 기술자로 무장된 윤석열 독재정권은 검찰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며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탄핵의 화살을 쏴야 한다. 내가 탄핵의 마지막 불화살을 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재명의 입'을 도맡았던 강선우 후보도 "탄핵의 계곡을 함께 건너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탄핵소추권 횟수에 제한이 없다. (윤 정권을) 저항없이 투항시키도록 국회가 가진 탄핵소추권을 아낌없이 쓰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까지 최고위원 후보 누적 득표율은 △정봉주 19.7% △김민석 16.1% △김병주 14.8% △전현희 후보가 13.1%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그 뒤를 △이언주 12.1% △한준호 11.8% △강선우 6.3% △민형배 후보가 6.1%로 추격 중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드러날 당심은 내주로 예정된 호남과 그 차주로 예정된 수도권합동연설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