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홍진영 기업 상장 추진에 IPO 무리수 논란 ‘도마’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7.27 08:00
수정 2024.07.27 08:00

아이엠포텐과 코스닥 상장 주관 계약 ‘구설수’

직원수 4명·2년 연속 적자…적격성 부족 우려

파두·이노그리드 등 이어 무분별한 딜 수임 지적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가수 홍진영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 아이엠포텐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적격성이 부족한 기업의 상장으로 실적을 위해 무분별한 딜 수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파두와 올해 상반기 이노그리드 등 앞서 이뤄졌던 기업공개(IPO) 사례도 조명받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아이엠포텐 코스닥 상장을 둘러싼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이에 파두 실적 뻥튀기 사태와 올해 이노그리드 상장심사 취소 사례까지 다시 부각되면서 IPO 주관사로서 신뢰도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이엠포텐은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엠포텐은 2021년 12월 설립된 화장품 및 화장용품 회사로 홍진영의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오는 2026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 아이엠포텐의 상장 추진 관련해 논란이 나오고 있는 것은 실적과 회사 규모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이엠포텐의 자본금은 22억5000만원으로 연간 매출액은 6억688만원 수준이다. 특히 영업손실은 7억3798만원으로 전년(3억4734만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되기도 했다


회사 규모도 영세한데 잡코리아에 기재된 기업 정보에 따르면 현재 아이엠포텐의 직원 수는 4명에 불과하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선 주식분산, 경영성과 및 시장평가, 감사의견, 경영투명성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영성과 및 시장평가 요건의 경우 최소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이익’이 있어야 하고 시장평가·성장성 기준은 최소 시총 300억원(매출 100억원 이상)이나 자기자본 250억원을 보유해야 한다.


이미 적자를 지속 중인 아이엠포텐에게는 쉽지 않은 일로 높은 기술성을 보유한 기업에 한정된 기술성장기업이나 상장 주선인이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하는 방식인 성장성 추천 트랙을 신청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가수 홍진영씨(왼쪽)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스모뷰티서울 박람회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아이엠포텐의 화장품 브랜드 ‘시크 블랑코’를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한국투자증권 측에서는 아이엠포텐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장 주관사 계약만을 체결한 상황으로 아직 기업 실사 및 평가 등이 진행되지도 않았다”라며 “향후 주관사로서 아이엠포텐이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상장 주관을 계약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진영의 이름 값만 보고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이 상장 준비 기업들에 대한 ‘현미경 심사’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상장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과거 한국투자증권의 IPO 평판 리스크도 재부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켰던 파두의 주관사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파두는 작년 8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당시 파두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2023년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는 1202억원에 달했지만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 3분기는 3억2000만원에 그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국투자증권는 올해에도 사상 첫 상장예비심사 승인 취소를 받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이노그리드의 상장 주관을 맡으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9일 이노그리드가 최대주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예비심사 신청서에 이를 누락한 것으로 판단해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과의 효력을 불인정하기로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IPO시장이 활황을 나타내면서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며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증권사에서 상장 추진 기업의 적격성을 비롯, 상장 가능성과 성장성 등을 판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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