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서 발견된 '한국어' 마약 오픈마켓…회원만 4000명이었다
입력 2024.07.26 11:08
수정 2024.07.26 11:08
서울중앙지검, 26일 마약류 판매상·공급책 16명 적발해 기소
판매상들, 사이트 통해 등록비 150만원 낸 뒤 판매 광고 게시
구매자들, 마음에 드는 마약류 골라 가상자산으로 결제…비대면 방식 운영
대마 4.4㎏, 코카인 36g, 케타민 10g 포함 합계 10억5800만원 상당 마약류 압수
검찰이 다크웹에서 회원 수가 4000명에 이르는 국내 마약류 쇼핑 사이트를 적발해 판매상과 공급책 등을 기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부장검사)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약류 매매 전문 사이트에서 총 8억 6000만원 상당의 대마 7.8㎏, 합성 대마 208㎖, 액상대마 카트리지 98개 등을 유통한 마약류 판매상과 공급책 등 16명을 적발해 12명을 구속기소 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이른바 '다크웹'에서 운영되는 국내 유일의 마약류 매매 사이트를 이용했다. 이 사이트는 판매상들이 등록비 150만원을 낸 뒤 판매 광고를 게시하고 구매자들이 마음에 드는 마약류를 골라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면 판매상들이 미리 마약류를 은닉해둔 장소를 알려주는 비대면 거래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이트 운영자는 주문·결제 내역을 판매상에게 전달하고, 거래 완료 후 대금을 판매상들에게 정산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마켓 형태로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의 불법 마약 거래를 이어주는 쇼핑 플랫폼이 한국어로 운영된 것이다.
이 쇼핑몰에서 활동한 판매자는 13개 그룹, 가입 회원 수는 3962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특정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고 가상자산으로 결제한 뒤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류를 거래해 수사망을 피하려고 했다.
실제로 다크웹은 IP 추적이 불가능한 데다 운영자·판매상·구매자 간 직접적인 거래·통화 내역도 없어 관련자들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내 다크웹 전문수사팀은 다각도로 증거를 수집해 6개 판매그룹을 추적·검거하고, 가상자산 거래 내역 분석 등 과학 수사를 통해 이들이 최근 2년간 759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거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9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수하고, 직접 대마를 재배하거나 액상 대마를 제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보유한 대마 4.4㎏, 코카인 36g, 케타민 10g 등 합계 10억5800만원 상당의 마약류도 압수했다.
나머지 7개 판매그룹과 사이트 운영자, 이용자 등은 계속 수사 중이며, 사이트 폐쇄를 위해 서버도 추적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터넷 마약류 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