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오자에서 마블의 구원자로 '데드풀과 울버린'…마블 부활 완료 [볼 만해?]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07.24 17:33
수정 2024.07.24 17:33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너지다. 예고편 속 데드풀의 "내가 마블의 예수였어"라는 대사는 허세가 아닌 자신감이었다. '데드풀'은 MCU(마블 유니버스 시네마틱)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제대로 논다. 진정 '마불의 구원자'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이십세기 폭스가 2019년 월트디즈니에 인수되면서 MCU에 편입된 이후 첫 시리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어벤져스, 엑스맨 히어로에서 거절 당한 웨이드(라이언 레이놀즈 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지만 TVA(시간관리국)에서 울버린의 죽음을 이유로 데드풀의 세계를 종말 시켜버리려는 알게 된다.


TVA는 곧 사라질 세계관에서 나와 웨이드에게 어벤져스 합류를 권유하지만, 웨이드는 소중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데드풀 수트를 입는다. 그리고 이 계획에는 로건(휴 잭맨 분)이 꼭 필요하다.


두 히어로의 만남 공신은 TVA, 멀티버스 세계관이다. 골칫덩어리였던 세계관으로 모두가 기다리던 만남을 성사시켰다는 점이 MCU의 일격이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사랑 받는 두 히어로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지만, 거친 욕설과 잔인한 액션이 주무기였던 데드풀의 매력이 MCU 안에 섞이며 기존 매력이 희석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데드풀의 "폭스 꺼져, 나는 디즈니로 간다", "멀티버스는 그만해 실패했으면 고쳐야지", "여긴 디즈니야 코카인은 안돼" 등의 대사와 이십세기폭스의 무덤 등을 등장시켜 현재의 상황을 풍자했다. 이 장면은 곳곳에 배치돼 나올 때마다 웃음을 유발한다.


이번 시리즈는 MCU 안에서 암묵적인 금기였던 욕설, 선혈이 낭자한 액션들로 R등급에 충실하면서 이전 시리즈보다 한층 강도를 높였다. 데드풀 시리즈가 MCU 안에서 안전하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MCU 역시 '데드풀과 울버린'으로 첫 청소년관람불가 히어로를 한껏 활용했다.


웃음과 장르적 재미만 추구하지 않았다. '판타스틱4'의 조니(크리스 에반스 분), 엘렉트라(제니퍼 가너 분),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 분), 갬빗(채닝 테이텀 분) 등 누군가는 이름도 알지 못하는 마블의 일명 '폐기처분된' 히어로들을 등장시킨다.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한 데드풀과 다른 평행 세계에서는 최악으로 평가 받는 울버린이 만난 이유이기도 하다. 러닝타임 128분. 24일 개봉. 쿠키 영상 2개.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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