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불복제도 지나치게 복잡”…제도 전면 개편 지적 나왔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7.24 07:00 수정 2024.07.24 07:00

이의신청·심판청구·심사청구 등

복잡한 제도, 납세자 권리구제 침해

입법조사처 조세심판청구 일원화 주문

“유사한 제도 중첩 운영 예산·인력 낭비”

ⓒ게티이미지뱅크

현행 조세불복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다단계로 만들어져 납세자 권리구제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세·관세청 심사청구 폐지 등 조세불복제도를 전면 개편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납세자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과세처분에 대해서 조세불복 신청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조세불복 신청이 과세처분 전에 하는 과세전적부심사다. 이는 세금 고지에 앞서 세금부과의 적정성을 따져보는 제도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무 당국이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과세처분을 하기 전에 과세 내용을 납세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이의가 있으면 심사를 청구하도록 하는 사전적 권리구제 장치다.


과세에 다툼의 소지가 있으면 세금 고지 전에 납세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민원을 축소하고 국세행정을 질적으로 향상시켜 세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다.


다음으로 과세전적부심사에서 불채택 결정을 받은 경우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과세 당국(국세·관세청)에 심사청구를 하면 된다. 과세 당국 외 조세심판원 심판청구, 감사원 심사청구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런 조세불복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이다. 또한 단계별로 진행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납세자 권리구제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조세불복제도 개편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납세자가 3번의 불복을 거치는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조세법률관계가 불안정한 상태로 장기간 지속하는 문제가 있다”며 “특히 납세자와 과세관청 모두 불복절차마다 주장과 반박을 위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단계의 불복절차를 거쳤음에도 권리구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납세자 불만이 누적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다양한 조세불복절차로 납세자가 어떤 절차를 선택해서 어떤 기관에 불복을 제기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부작용도 있다. 유사한 불복제도의 중첩적인 운영으로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는 문제도 나온다.


국세 불복절차 개요도. ⓒ국회입법조사처

이에 입법조사처는 조세불복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조세불복제도상 임의적인 권리구제 절차는 과세전적부심사청구 제도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사전적으로 권리를 구제해 납세자 불이익을 방지하고 과세 당국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줄인다.


과세전적부심사청구 제도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에 대해 법적 기속력을 부여해야 한다.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납세자 권리구제 기회를 충분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필요적 권리구제 절차 개편과 관련해 감사원 심사청구를 필요적 전심절차에서 제외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법조사처는 “감사원 심사청구는 당사자 절차적 권리보장이 미흡하고, 대심적 심리구조를 채택하고 있지 않으며, 사법절차를 준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감사원에서 과중한 양의 조세 불복을 담당하기보다는 감사원 본연의 임무와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국세청과 관세청 심사청구를 폐지하고 조세심판청구로 일원화하면서 조세심판청구 제도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입법조사처 의견이다. 입법조사처는 납세자 권리구제 효과성을 제고하고 조세행정의 통일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는 “국세·관세청 심사청구는 납세자 활용도가 매우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관에서 재차 심리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중복적인 절차로서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국세·관세청 심사청구는 판단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조세심판청구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조세심판청구 제도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세심판관회의 구성과 조세심판관합동회의 상정 절차를 개선하고, 준사법절차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조세심판관회의 구성원을 홀수로, 비상임심판관이 과반수 이상이 되도록 하고, 조세심판관합동회의 상정 여부는 조세심판관회의 의결이 있기 전에 결정하는 방식이다.


입법조사처는 “심판 당사자의 요청과 관계없이 조세심판관회의 심리자료를 사전열람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고, 조세심판원장 재심리 요청 사유를 법령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재심리 요청 횟수도 한 차례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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