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타운홀미팅서 '거야 맞설 적임자' 자임…'문자 무시' 충돌도 계속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7.07 00:00
수정 2024.07.07 00:00

"이재명 범죄 가리기, 거대 야당과 싸워

우리 당 단합시키고 정권 재창출해야"

韓 읽씹 논란엔 '미숙' '사과하라' 맹공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왼쪽부터) 나경원 후보, 원희룡 후보, 윤상현 후보, 한동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첫목회·성찰과 각오가 개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 미팅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후보들은 이재명 일극체제와 의회독재에 맞설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한편 전당대회 최대 이슈로 부각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에 대한 거센 공방도 이어갔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는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 일제히 참석했다. 해당 일정은 후보 간 상호 토론이 아니라 후보자들이 차례로 참석해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첫 순서로 나선 나경원 후보는 "지금 (당의) 위기의 근원은 국회에서 우리의 터전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라며 "의회파괴,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정말 소수여당이 어떻게 의회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가 다음 정권을 찾아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선 "왜 이렇게 의회를 마음대로 운영하느냐"라며 " 채상병 특검법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모든 법을 줄 세워놓고 통과시키고 싶은 것을 통과시킨다. 기승전 탄핵, 그것의 핵심은 '이재명 범죄 가리기'라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 순서로 참석한 원희룡 후보도 "이재명의 거대야당과 싸우고 우리 당을 하나로 단합시키고 당정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서, 떨어져 있는 국정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를 끌어올려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어떻게 우리가 만든 정권인데, 그 중대범법혐의자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거기에 우리가 끌려다녀서 되겠느냐"라며 "경험과 전투력, 25년 동안 당에서 사랑받고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범법자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그것(전투력 등)을 다 바치겠다는 사명감으로 나왔다"라고 힘 줘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친윤과 친한 갈등은 현재와 미래권력의 싸움으로 누가 되든 공멸하고 당이 분열된다"라며 "나는 친박과 비박을 경험해서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 당의 변화와 혁신을 누가 만들 수 있을까.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시라"라고 하면서 "이러한 절절한 메시지 당원분들에게 말씀드린다. 이건 변화와 혁신의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적어도 한번 당을 변화시키고 대통령과 정부 한번 성공시켜 보고, 이런 생각으로 (출사표를) 던지게됐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후보는 "지방, 영남에 갔었을 때 많은 분들을 뵀는데 공통적으로 이런 얘기를 하더라. 첫째, 이대로 쓰고 버리기에는 백일이 짧은 기간이 아니었느냐라는 점, 두 번째는 '이재명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폭주를 눈앞에서 보는 사람으로서 저 사람과 맞서서 이길 것 같은 사람은 너가 아니냐'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이야기가) 나여야만 한다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이 당의 신속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전당대회에) 나왔다. 승리의 기반을 만들어서 지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길 바라는,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타운홀미팅에선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들이 추가 공방에 나설지도 주목이 되던 상황이다.


한 후보가 지난 1월 19일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김 여사로부터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부상하면서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전당대회 개입'이자 '당무 개입'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당권 주자들은 한 후보의 대세론을 꺾기 위한 맹폭에 나섰다. 나경원 후보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의견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그런 결론은 만들어 가거나 해서 선거에 도움이 충분히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숙한 판단 아니었나. 왜 그런 미숙한 판단을 했을까, 그런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원희룡 후보는 "(당시 김 여사로부터) 받은 문자를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을 충분히 설득하고, 논의 상황을 얼마든지 반전시켜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한동훈 전 위원장의) 사과로 일단락하는 게 어떻겠느냐. 원희룡 후보도 이 문제를 끌고 가는 것보다는 자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공세에 한 후보는 "기억 조작에 가까운 일"이라고 반응했다. 한 후보는 총선 당시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한 마디라도 했느냐"며 "그런데 지금 와서 내가 사과를 못 끌어냈다는 이것은 무슨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나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이후에도 사과가 필요하단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나아가 한 후보는 "나를 막기 위해 이런 사적인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 장에다 올린다는 것은 국민들이 정말로 걱정할 것 같다"며 "당무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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