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세 자리 주인공은?'…당권만큼 치열한 '與 최고위원' 승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7.01 07:00
수정 2024.07.01 07:00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친한' 對

인요한·박진호 '친윤' 경쟁 구도

'여성 최고' 김민전 제외한 한 자리

두고 원외 최고위원 주인공에 주목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고위원 후보인 장동혁 의원, 박정훈 의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인 진종오 의원과 지난 27일 대구 수성구 주호영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한동훈 캠프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최고위원 경선도 뜨거워지고 있다. 당대표 후보들 간의 대리전의 성격까지 띠게 돼서다. 아울러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일치 여부에 따라 새 지도부의 지속가능성이 판가름 나게 되는 만큼 최고위원 경선 결과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단 분석까지 나온다. 원외에서 최고위원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로 꼽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는 장동혁·박정훈 의원과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진종오 의원은 당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활동하며 모든 일정을 함께 수행 중이다. 실제로 세 사람은 지난 27일 한 전 위원장과 함께 대구 서구·달서병·달서을·달성·수성갑 당원간담회 일정에 동행했다. 장 의원과 박 의원은 지난 28일 한 전 위원장의 부산 일정에도 함께 했다.


이번 전대에 출마를 선언한 최고위원 후보 인요한 의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손을 잡았다. 친윤(親尹)이란 타이틀을 달고 함께 움직이는 원 전 장관과 두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28일 경남 일정을 함께 하면서 러닝메이트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공식적으로 러닝메이트 최고위원 후보가 없는 상태다.


당대표 후보에게 러닝메이트가 필요한 이유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 또는 궐위시 지도부가 해체된단 규정이 있어서다. 당대표의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와 원활한 당무 운영을 위해 최고위원 확보는 필수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전대를 통해 총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청년최고위원은 경선 자체를 따로 실시한다. 총 4명이 일반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데 이 가운데 한 자리는 여성 몫인 만큼 후보들 중 유일한 여성인 김민전 의원의 당선은 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7·23 전대 당일에는 남은 3자리를 놓고 경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여론조사상으로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장 의원과 박 의원이 동반 당선되는 것이다. 아울러 진 의원이 청년최고위원 자리까지 가져가게 될 경우 한 전 위원장은 선출직 중에서만 3석의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임명권 역시 당대표에게 주어지는 만큼 한 전 위원장의 지도부 내 권한은 더 커질 수 있다.


친윤계의 지원을 받는 원 전 장관이 당대표가 될 경우엔 시나리오가 조금 복잡해진다. 원 전 장관과 함께 뛰는 인 의원과 박 위원장이 각각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되더라도, 남은 2자리가 어떻게 채워지느냐가 변수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지 못한다는 가정 자체가 친한계의 와해를 의미하는 만큼 시나리오가 딱히 복잡할 게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4일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 후보인 인요한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원 전 장관 입장에선 기왕이면 원외에서 최고위원이 선출되는 게 좋은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나 박용찬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등이 당선되는 것이다. 나 의원과 윤 의원의 경우에도 당권을 쥐게 될 경우 계파색이 옅은 원외 인사들과 함께 지도부를 꾸리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계파가 있는 후보들을 빼고나면 원외에서 어떤 인물을 확보하느냐가 최고위원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며 "최고위원에 당선되고나서 회유하는 것보다 지금 하는 게 더 낫다. 아마 각 캠프별로 이 같은 작업을 이미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도를 인식하는 듯, 각 진영의 최고위원 후보들도 격화되는 당권 레이스에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원 전 장관이 이날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배신의 정치'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장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을 엄호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장 의원은 원 전 장관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꺼낸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무소속으로) 광역자치단체장 출마하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 갈 수 있다'고 한 분"이라고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원 전 장관이 지난 2018년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에 당선되는 과정에서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단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어 장 의원은 "배신을 말하는 사람이 정치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를 보면 자승자박"이라며 "공격하더라도 사실관계에 맞게 스스로 돌아보면서 그것이 부메랑이 돌아오지 않도록 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향후 당권 경쟁이 고조될수록 최고위원 후보들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난해 전대만 보더라도 당대표 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네거티브가 얼마나 난무했느냐"라며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내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최고위원 판도도 변동이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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