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소원 이뤄져” 손준호, 수원FC 유니폼 입고 복귀…서울 팬들도 박수
입력 2024.06.23 13:24
수정 2024.06.23 13:28
13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누빈 손준호(32·수원FC)가 아내를 언급하며 눈물을 훔쳤다.
손준호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FC서울전 후반 15분 교체 투입, 후반 추가시간까지 30여분 뛰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준호가 강상윤을 대신해 경기장에 투입되자 수원FC뿐 아니라 서울 팬들까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손준호는 전북 소속이던 2020년 11월1일 대구FC전 이후 1329일 만에 K리그1 무대를 다시 밟았다. 산둥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로는 1년1개월 만이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2021년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된 이후 형사 구류돼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혐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10개월 동안 구금돼 있다가 지난 3월 풀려나 귀국했다.
손준호는 ‘친정’ 전북 클럽하우스와 아마추어 K5리그에서 뛰며 몸을 만들며 전북과 입단 협상을 이어갔지만, 세부 조율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14일, 포항 시절 인연이 깊은 최순호 단장이 있는 수원FC에 입단했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 출신으로 2014년 포항서 프로 데뷔한 손준호는 2017시즌 도움왕(14어시스트)에 오르며 이목을 끌어당겼다. 2018시즌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 2020시즌에는 MVP에 선정될 만큼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국가대표팀에의 활약도 인정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손준호는 2018년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처음으로 A대표팀에 합류했다.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16강에 기여했다.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손준호는 10개월의 공백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였지만, 오랜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했다. 비록 팀은 0-3 완패했지만 손준호는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손준호는 취재진 앞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가족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참았다. 축구장에서 다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던 아내의 소원이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걱정과 응원, 격려를 다 알고 있다.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긴 실전 공백 후 치른 첫 경기에서 보여준 손준호의 움직임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